메리츠證, 부동산 PF·CFD 먹구름에도 안도하는 이유

21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당기순익 예상
감소세 속 상대적 선방…트레이딩, 실적 견인
부동산 PF, 불황 속 주요 딜·리스크 관리 상쇄
"CFD 시스템 보수적 운영, 리스크 상대적 낮아"
  • 등록 2023-05-11 오전 5:01:00

    수정 2023-05-11 오전 5:01: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황에도 1분기 양호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비중이 큰 부동산 PF의 수익 감소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굵직한 딜과 리스크 관리 대응으로 여타 증권사와 비교하면 선방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리 하락에 수익이 부각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오는 12일 오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메리츠증권은 1분기까지 21개 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이 확실시되지만, 분기 최대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당기순이익 2824억원)와 비교해선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앤트레이닝(S&T)의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사 전반적으로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 등 수익이 부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연간 실적에서 S&T는 기업금융(IB)과 함께 40%가량 차지한다. 1분기에는 IB 부문 비중을 넘을 전망이다. 리테일 부문은 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IB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번진 부동산 PF 먹구름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주요한 딜에 따른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월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투자협약을 통한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 금리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한 데 따른 이자와 인수주선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메리츠증권은 금리가 올라가기 전에 고정금리로 해서 장기물 비중을 높이는 등 자금 조달 측면에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되면서 절대적인 딜의 건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증권사 전반적으로 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실적 영향은 피해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메리츠증권은 상대적으로 철저하게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딜에 접근해 거래 상대방과 ‘윈-윈’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노출 규모가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관련 노출 규모가 70% 이상인 증권사는 5곳으로 이중 메리츠증권은 88.4%로 높다. 다만 건전성 우려는 낮다는 증권가 평가가 나온다.

김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노출이 자기자본 대비 88.4%로 매우 높은 수준이나 선순위, 단일 순위 비중 80% 이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이하 비중이 약 75%로 안다”며 “이를 감안하면 건전성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2분기부터는 주요 증권사들에 대해 CFD로 인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메리츠증권은 운영 시스템상 리스크가 낮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CFD와 관련 개인·종목별 한도를 두는 등 보수적으로 시스템을 관리해 리스크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 4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딜의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하고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올해도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사전 대비와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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