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에서 은행 점포가 사라져 서울 지점으로 ‘강제 발령’을 받은 은행원들을 취재하다 맞닥뜨린 질문이다. 기자는 부끄럽지만 저 질문에 머리를 둔중하게 맞은 기분이었다. “아 점포 폐쇄가 이런 문제구나”
통상 은행 점포 폐쇄는 디지털 앱 사용 능력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의 금융거래 불편을 초래하는 금융접근성 제한 문제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점포 폐쇄는 ‘고용 문제’와 직결돼 있다.
이렇게 지난해와 올해 점포 폐쇄로 지방에서 서울로 ‘권역간 이동 발령’을 받은 직원이 한 대형은행에서만 300명이 넘는다. 점포 폐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A은행의 경우 서울로 강제발령을 내렸던 10여명을 1년 만에 다시 지방점포로 돌려보냈다. 직원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점포 폐쇄에 나섰다가 뒤탈이 난 것이다.
점포 폐쇄는 젊은층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구직자 일자리를 앗아간다.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신규채용 규모는 1983명에서 871명으로 56% 급감했다.
해법은 문제를 다르게 볼 때 나온다. 점포 폐쇄 뒤에 있는 노년층과 장년층, 청년층의 ‘살아 있는 얘기’를 금융당국 관계자와 은행도 들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