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수출 감소세 둔화…하반기 ‘코로나 쇼크’ 벗어날까

6월(1~20일) 수출 7.5%↓…감소율 한자릿수로
산업硏 "하반기 수출 감소 폭 줄어들 것" 전망
반도체·IT기기·조선 하반기 반등하며 회복 주도
섣부른 낙관론 경계도…정유·디스플레이 부진 지속
  • 등록 2020-06-23 오전 12:00:00

    수정 2020-06-23 오전 12:00:00

항해 중인 컨테이너선 모습. 이미지투데이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코로나19 충격으로 두 달여 이어졌던 수출 급감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 반도체·정보통신(IT)기기 등 비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하반기엔 우리나라 수출이 ‘코로나 쇼크’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2차 팬데믹(대유행)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정유,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은 하반기에도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6월1~20일 수출 7.5% 감소 그쳐…“하반기도 감소폭 둔화”

관세청은 6월1~20일 수출액이 250억달러(약 30조3400억원)로 지난해 271억달러에서 7.5% 줄었다고 22일 밝혔다. 수출액이 전년대비 줄어든 건 이전과 같지만 감소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충격 여파로 올 4월 수출액(366억달러)이 전년대비 25.1% 줄었었다. 5월(349억달러) 역시 23.7% 줄며 2개월 연속 20%대 감소를 기록했다.

이 기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2.6% 늘었다.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수출액도 각각 35.5%, 10.9% 늘면서 승용차(-36.7%), 석유제품(-40.9%), 가전제품(-14.9%) 등 다른 품목 수출 부진을 상쇄했다.

관세청 제공
이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반기 수출액은 2509억달러로 전년대비 7.5%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수출액(2421억달러)이 전년대비 10.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일부나마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이대로면 올해 전체 수출액 감소 폭도 한자릿수에 그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의 올해 총 수출액 전망치는 4930억달러로 지난해(5422억달러)보다 9.1% 줄어든 수준이다.

반도체와 IT기기의 하반기 수출액이 전년대비 각각 6.2%, 5.5% 증가하며 전체 수출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업종의 수출액은 연간으로도 각각 2.0%, 10.8% 증가가 예상됐다. 일반기계(1.4%↑)와 조선(1.0%↑), 이차전지(0.8%↑)도 하반기 수출이 반등하며 코로나19 충격의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우리가 방역에 성공하고 양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미국이 록다운을 차례로 해제하면서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갈지 2차 팬데믹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순 없지만 현 상황에선 재확산 가능성이 작고 재확산하더라도 록다운을 할 가능성은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디스플레이 등 어려움 지속…“섣부른 낙관론 경계해야”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도체·IT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주력 업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역시 12대 업종 중 정유,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7개 업종이 하반기에도 수출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유산업 하반기 수출액은 42.5% 감소하며 상반기 수출 감소율(-29.3%)을 웃돌 전망이다. 올 초 급락한 국제유가가 연평균으로도 배럴당 42달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출 단가도 덩달아 내려갔기 때문이다.

국제 경쟁력이 약화한 디스플레이(-14.2%)를 비롯해 섬유(-12.0%), 가전(-10.3%), 철강(-9.8%) 등 다른 업종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던 자동차(부품 포함) 수출 역시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6.5%)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2~3년 전 수주했던 물량이 실적으로 잡히기 시작하면서 전망 수치가 좋게 나오지만 당장 올 들어선 수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 추세라면 다시 2~3년 후엔 수출·내수 실적이 곤두박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조선업계가 최근 23조원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을 수주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본계약 이전인 만큼 빨라야 내년에나 실질적인 수주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전망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걸 전제로 한 것”이라며 “만에 하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그에 따라 셧다운이 벌어진다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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