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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세대 음원 플랫폼’ 소리바다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다. 매각 형태는 공개 매각 전 사전 예비인수자가 존재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소리바다는 MP3파일 형태의 음악을 P2P(개인간 파일공유) 방식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7년 법원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판단을 받은 이후 합법적인 서비스로 개편됐지만, 2020년부터는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이어지며 부침을 겪다 지난해 상장폐지됐다. 지난달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소리바다는 파산 수순에 들어간 지 3개월여 만에 두 번째 회생 기회를 얻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아 회생절차가 폐지된 바 있다.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법정관리 중인 지방 중견건설업체들도 잇따라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부산 건설업체 네오그린은 다양한 시공실적과 경험을 보유한 중견 회사임에도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해 10월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같은 해 설립된 대전 중견 건설사인 건국건설도 자금경색으로 영업이익이 줄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건국건설은 2019년 11월 회생절차 신청 후 2021년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두 건설회사는 모두 매각 주관사가 인수 의향서(LOI)를 받은 뒤 본입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항공기 엔진부품업체 테스 역시 최근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테스는 삼성테크윈의 엔진부품사업부에서 분사한 업체로, 사업 확장에 따른 금융기관 대출 증가 부담 등으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코로나19 국면이 마무리되면 여객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할 여지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로 알려진 게임사 베스파도 공개입찰방식의 회사 매각에 나섰다. 후속작 흥행 실패로 경영난에 시달린 베스파는 2021년 2월 주권매매거래 정지 종목으로 지정돼 지난해 8월부터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후속작 개발과 관련한 비전 제시 등이 투자 매력을 높일 핵심 요소다.
다만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는 것과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IB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을 때 인정받은 밸류(기업가치)는 현재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투자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라며 “투자하는 입장에서도 ‘소부장’ 업종과 같은 소위 ‘돈 되는’ 곳들만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적자임에도 매출이 나는 곳들은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초부터는 자동차나 조선 관련 분야의 회생 매물도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