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로 임대인의 재건축 계획 고지가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로 인정되지 않는 조건이 구체화되는 등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의 해석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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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2018년 7월부터 피고 소유의 상가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 2022년 8월 원고는 새로운 인수자와 권리금 7000만원에 음식점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건물주인 피고가 재건축 계획을 이유로 3년의 임대차만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해당 계약이 해제됐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가 손해를 본 7000만원에 대해 피고가 모두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함으로써 원고가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했다”며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가 패소한 부분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건물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그 계획·단계가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짧은 임대 가능기간만 확정적으로 제시·고수하는 경우, 또는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고지한 내용과 모순되는 정황이 드러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철거·재건축 계획과 그 시점을 고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적용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해당 건물이 1985년 사용승인을 받아 약 39년이 경과했고, 건물 상당 부분이 이미 공실 상태이며, 다른 임차인들과의 계약에서도 ‘2025년 재건축 계획’이 명시돼 있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의 재건축 계획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가 제시한 3년의 임대차 기간은 재건축 계획과 부합하고 신규 임차인에게 특별히 불합리한 조건이 아니라고 봤다.
이에 대법원은 “피고인의 재건축 계획 고지가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피고 패소 부분을 서울남부지법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