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공개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연금 전문가들이 제시한 총 18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안은 현행 9%인 보험료율을 매년 0.6%포인트씩 10년간 15%까지 올리고, 현재 63세인 연금수급개시 나이를 2048년까지 68세로 늦추고, 기금 목표수익률을 1%포인트 올리자는 것이다. 이 3가지를 조합하면 70년 후에도 고갈 걱정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한마디로 ‘더 많이 내고 더 천천히 받자’다. 누구도 동의가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의 자녀, 손자 손녀, 미래세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들은 혜택을 기대하지 못하면서 월급의 1/3 이상(최고 34.9%)을 보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 공적연금강화국민운동 관계자 등이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공청회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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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1차 베이비붐 세대는 올해와 내년 대부분 은퇴를 맞는다. 이들은 이젠 연금을 내지 않고 연금 수급 대상이 되는 상황은 기금엔 부담이다.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연금을 더 적립하기 위해선 지난 4차 재정계산 당시 연금개혁이 이뤄졌어야 했지만, 시기를 놓쳐 연금 고갈시기는 2년 더 빨라지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봤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이들이 충분히 연금을 적립할 기회를 마련한다면 연금 재정이 안전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남은 스케줄은 이번 재정계산위 보고서를 참고해 보건복지부가 10월 말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관련법을 손질해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은 벌써 지역 현장에 내려갔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선거에서 연금 개혁은 긍정적인 이슈가 아닌 만큼 여야 모두 눈치 보기만 하는 것이다. 올해 법 개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쌓일 수 있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청년 세대도 나이듦 세대도 연금 개혁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멀리 갈 수 있다. 바로 지금 지금이 그때다. 정부와 여야 모두가 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