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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뭄바이의 고층 빌딩에 인도의 주식시장을 투영해볼 수 있다. 20일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National Stock Exchange of India)에 따르면 우량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NIFTY50은 지난 17일 1만9731.80에 마감하며 10년 전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인도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저점(3월)과 비교하면 20여년 만에 1900% 넘게 가치가 상승했다. 환율 요인 등을 제거해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임은 변함이 없다. 봄베이증권거래소(BSE, Bombay Stock Exchange)가 집계하는 SENSEX 지수 역시 유사한 흐름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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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위주로 반등했으나 인도 주식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9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고금리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하마스 분쟁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도 증시는 개의치 않은 모습이다.
인도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장 참여자가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도 증시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급증했다. 개인 증권 계좌는 2019년말 3600만개에서 3년여 만에 9000만개로 150% 증가했다. 인도의 소득 수준이 오른데다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청년층의 재테크 관심이 확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또한 다양한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등장과 인도 정부의 증권거래 수수료 인하 정책도 주효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및 국내 투자자의 시장 참여 증가가 인도 주식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견인했다”며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개인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 특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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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상승세에도 인도 증시는 외국인의 투자에는 다소 제한적인 것이 특징이다. 다만, 아직 절차는 복잡하지만 인도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외국인 직접투자 한도를 기존 24%에서 확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인도 증시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는 인도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인도 관련 ETF는 NSE의 NIFTY5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 KODEX 인도Nifty50, KOSEF 인도Nifty50(합성) 등이다.
인도 증시는 내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와 리스크도 상존한다. 막강한 성장 잠재력이 인정되나 낙후된 인프라, 보호무역주의와 종교갈등 등이 경제와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유이다. 특히 내년으로 예정된 인도 총선은 인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강력한 성장과 경제 안정성, 지속적인 자본 유입으로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인도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