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커머스가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위기에 놓인 큐텐그룹을 떠나 독자 경영을 위한 매각에 나섰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미국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살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인터파크커머스 사업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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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독자 생존을 결심한 시점은 티메프에서 구매자·판매자 이탈이 본격화하던 지난달 23일이다.
그는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먼저 제안해 그 다음날 동의를 얻었다. 김 대표는 “인터파크커머스가 (큐텐그룹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도 있는데 (회수가) 힘들어졌다”며 “새로운 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 상황 해결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구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큐텐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인터파크커머스와 티메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티메프는 유가증권을 할인 판매한 돈으로 부족한 재원을 메우는 데 활용했지만 인터파크커머스는 AK몰을 포함해 월 거래액이 1000억원이고 유가증권 거래액은 3억원에 불가하다”며 “고객 환불 규모도 5억원 이하고, 순차적으로 (환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미국 대형 유통기업의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온라인 판권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석 달 전 자체 브랜드(PB) ‘이끌리모이’를 출시해 초기투자(seeding)를 완료했다. 아울러 유통채널 특성에 맞게 생산해 독점 판매하는 PNB(Private National Brand) 총판 상품도 확보했다. AK백화점의 명품·브랜드 상품을 확보해 자체 대응력도 갖췄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그룹에서의 독립을 위해 티몬에 위탁 운영하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시스템을 지난달 29일 KG이니시스·헥토파이낸셜로 바꿔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를 적용했다. AK몰도 AK플라자와 인터파크커머스 공동명의 통장을 통해 정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큐텐그룹에 파견 간 자사 재무 인력도 복귀시킬 예정이다.
그는 “물류를 비싼 큐익스프레스에 우선 배정하고 서버 운영과 플랫폼 유지에 필요한 비용도 큐텐테크놀로지에서 비싸게 운영했는데 이를 효율화할 것”이라며 “큐텐과의 소통을 위한 판매조직도 덜어낸다면 단기간에 영업손실이 (종전 27억원에서) 10억원 이내로 들어설 것”이라고 봤다.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으로는 1년 이내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커머스 역사상 최대 위기 상황이지만 일부 피해를 안으면서 인터파크커머스를 구한다면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반전시키고 새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잠재 인수자를 설득했다.
티몬PG·카드사 묶인 190억원…“당국 도와달라”
인터파크커머스를 청산한다면 잔여 채무는 600억원이지만 큐텐그룹으로부터 받을 채권도 큐텐에 빌려준 280억원을 포함해 600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큐텐테크·티몬·위메프 등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카드사로부터 회수할 할부대금 잔여액 130억원(내년 2월 초까지 일별 분할입금)도 있다.
김 대표는 티몬PG 계좌 동결을 풀고 카드사 할부대금도 앞당겨 받는다면 판매대금 정산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자금을 회수한다면 190억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그는 “티메프 사태를 축소하려면 인터파크커머스 판매자가 정산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며 “미리 카드사에 이자를 지급해서라도 당겨 쓸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판매사에 볼모처럼 가있는 MD도 있을 정도로 (임직원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루 거래규모도 30억원에서 1억~2억원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도 빠졌다. 정부가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안전하다고 안심시켜주고 실제 그렇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각 업체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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