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영 단어 ‘Rock’과 ‘Stone’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돌을 뜻하는 것 같긴 한데 헷갈려 검색을 해봤다. 찾아보니 같은 듯 다른 의미였다. 기본적으로 Rock은 ‘바위’를 뜻하고 Stone은 ‘돌멩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물론 때에 따라 Rock이 ‘돌멩이’로 쓰이긴 하지만, 반대로 Stone이 ‘바위’의 뜻으로 쓰이진 않는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Rock이 Stone의 상위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느닷없이 두 영 단어의 뜻 차이가 궁금해진 이유는 글로벌 자본시장을 주름잡는 블랙록과 블랙스톤 때문이었다. 한 곳은 ‘검은 바위’, 또 다른 한 운용사는 ‘검은 돌멩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두 회사가 원래는 한 지붕이었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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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그 추론은 맞았다. 블랙스톤은 지난 1985년 스티븐 슈워츠먼과 피터 피터슨(2018년 별세)이 창업한 회사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88년 로렌스 더글라스 핑크(래리 핑크) 등 8인이 블랙스톤 자회사로 설립한 ‘블랙스톤금융관리그룹’이 블랙록의 모태다. 당시 부동산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등 대체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슈워츠먼 회장으로선 자산운용 전담 자회사 설립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블랙스톤금융관리그룹이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지난 1994년이다. 성과 보상 문제를 두고 모회사인 블랙스톤과 이견이 생기면서다. 결국 래리 핑크를 필두로 블랙스톤금융관리그룹은 ‘홀로서기’를 마음 먹는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돌멩이보다 더 크게 놀아보자’며 바위의 의미가 있는 ‘Rock’을 회사 이름에 붙였다.
블랙록은 1999년 기업공개(IPO) 이후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거치며 덩치를 키웠다. 2006년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2009년 당시 1위 자산운용사였던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스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글로벌 최대 운용사로 올라섰다.
블랙록은 국내외 증시에서 범상치 않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미 증시에서 애플(6.34%)과 마이크로소프트(6.77%), JP모건체이스(4.41%) 등 굵직한 상장사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다. 블랙록이 지분을 들고 있는 국내 상장사로는 삼성전자(005930), 네이버, 현대차(005380), 삼성SDI(006400), 포스코홀딩스,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등 30곳에 이른다. 네이버(5.05%), 포스코홀딩스(5.19%), 신한지주(5.71%) 2대 주주이자 삼성전자(5.03%)의 3대 주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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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블랙록의 국내 투자는 적극적이다. 지난달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투자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SK온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1조2000억원 투자에 동참했다. 최근에는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폴라리스쉬핑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에 오르면서 추가 투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ETF가 나온다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를 만들겠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엄연한 금융거래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중소 운용사가 추진하는 일이었다면 헤프닝으로 치부될수도 있는 일이 1경 규모 글로벌 운용사가 뛰어들면서 ‘이러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 1년 예산(약 6조9000억 달러)보다 많은 자산을 굴리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플랜은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 ‘된다’ ‘안 된다’ 견해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남다른 의지가 묻어나는 래리 핑크 CEO 인터뷰 발언으로 끝을 낼까 한다.
“비트코인은 이제 거를 수 없는 자산군 중 하나입니다. 규제 당국도 (우리의 움직임을) 암호화폐를 민주화하는 방법으로 보기를 바랍니다. (비트코인은) 금을 디지털화하는 것과 같은 대체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