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③전금법 개정안 논의 어디까지 왔나

올해 정기 국회 사실상 끝나, 논의 어려울 듯
내년 대선 앞두고 여야 논의 일정 가늠 어려워
  • 등록 2021-12-16 오전 5:00:00

    수정 2021-12-16 오전 5:00:00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순섭(왼쪽)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기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류영준 핀테크산업협회장, 류재수 금융경제원 상무이사.
[이데일리 노희준 황병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자격을 부여해 은행처럼 이용자에게 계좌 발급을 허용해주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처리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기 국회가 사실상 끝난 상황이지만 논란이 많은 법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데다, 내년은 대선 정국이라 여야 논의 시점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만 된 상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전금법 개정안) 논의 일정이 연말까지 잡힌 게 없다”며 “내년에야 추가적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12월 국회는 예산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법안 심의에 주력한다.

대표적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으로는 지난해 11월 발의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지난달 초 이를 기초로 내용을 보완한 같은 당 김병욱 의원 안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이 애초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모태로 한 사실상의 ‘청부입법’으로 정부 의견이 대폭 반영된 법안이다.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가운데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도입하는 부분이다. 종합지급결제사업은 빅테크 플랫폼에게 은행처럼 이용자에게 계좌를 개설해 주고 결제·이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단일 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금융권은 상대적으로 헐거운 규제를 받는 종합지금결제업자로서 빅테크가 사실상의 은행, 카드사 역할을 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전금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 안은 이런 금융권 반발을 의식한 듯 종합지급결제업자 제도를 디지털금융협의회 심의를 거쳐 시행토록 했다. 다만 이는 도입 여부 자체가 아니라 시행 시기만을 정하는 절차다. 아직 참여주체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협의회와 크게 다르지 않게 당국, 금융사, 빅테크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 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노조는 윤관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과 관련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총 4회에 걸쳐 투쟁을 전개해왔으며, 추후 국회 일정에 따라 전금법 개정안 투쟁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 관계자 “전금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금산분리 원칙이 무너지고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이 훼손돼 기존 금융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도 “종합지급결제사업 시행 시기에 대해 디지털금융협의회의 별도 심의를 한 번 더 거치는 것은 혁신 사업자를 육성하기보다 규제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예측가능성이 낮아져 종합지급결제 사업 진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금법 개정안도 금융권과 빅테크 간의 1차 격전장으로 꼽히며 유야무야 되고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처럼 시행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당초 지난 10월에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업권 간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출범을 위한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큰 선거인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언제 법안 논의에 나서는 시점을 합의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학교에 요정 등판
  • 홀인원~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