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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열린 ‘2024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 다녀온 조찬식 펀블 대표는 중동 시장을 시작으로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펀블은 롯데 시그니엘, 해운대 엘시티 등 국내 랜드마크 공모투자로 이름을 알린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다. 올해는 국내 시장에서 보다 많은 부동산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이고 동시에 새로운 STO 상품을 준비해 해외 진출 준비에도 본격 나설 전망이다.
부동산 뿐만 아니라 K콘텐츠까지 STO로 투자할 수 있도록
조 대표는 두바이에서 K콘텐츠의 확장성을 봤다. 음악, 드라마, 영화, 웹툰 등 한국의 문화를 토큰증권으로 상품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제작을 위해 투자 받기를 희망하는 제작사나, 웹툰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기업이 STO를 활용하면 자금 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꼭 국내에서만 자금을 조달하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우리나라의 문화를 훨씬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며 “해외 세미나들을 나가다보니 K컬쳐 쪽을 가장 좋게 본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석유 이후의 시대 고민하는 UAE…블록체인에 친화적
펀블은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을 병행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유럽과 미국 등 금융시장이 선진화된 시장에 자리잡는 것이 주요 목표다. STO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사업인 만큼 정치적·정책적 영향을 받는 동남아 시장보단 금융 선진국 쪽이 사업을 펼치기에 자유로울 것으로 봤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시작점으로 낙점한 곳이 바로 중동이다. 그는 “UAE는 석유 이후의 시대를 고민하고 있어서 IT 기술 등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블록체인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세계에서 많은 기업들이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이어 “UAE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고, 정책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유럽 등 각지에서 중동 시장으로 넘어가려고 시도가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펀블은 중동에서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 사업에 모두 나설 전망이다. UAE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중동 현지는 아직까지 토큰증권 발행 사업자들은 있지만 유통 사업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당국 허가를 받고 부동산 토큰증권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중동은 토큰증권 발행에만 편중돼있다.
국내 STO 법제화 미뤄져 아쉽지만…서비스 고도화에 집중
한국의 STO 관련 법제화가 미뤄진 점에 대해선 “법제화가 빨리 진행됐다면 국내 STO 업체들의 해외 진출 욕구가 덜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정책적인 진행이 늦어지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업이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펀블의 경우 한국에선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지만 해외에선 좀 더 다양한 자산을 빠르게 토큰증권화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펀블은 STO 서비스와 기술 고도화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연초 SGA솔루션즈가 펀블을 인수한 것도 사업적 교류 목적이 컸다. SGA솔루션즈의 고도화된 IT 기술력과 펀블의 투자금융에 대한 노하우를 합친다면 시장에서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조 대표는 “SGA솔루션즈는 보안에 특화된 회사다. 처음엔 우리 플랫폼에 보안적 요소를 어떻게 녹일지 자문을 구하면서 소통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의견이 맞아 인수 형태로 펀블이 SGA솔루션즈와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SGA솔루션즈의 개발 인력이 펀블로 넘어오면서 펀블은 토큰증권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두바이에서 선보인 올인원 STO 서비스 ‘스플릿’이 그 결과물이다. 스플릿은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증권신고서 작성부터 발행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플랫폼이다. 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잘 모르더라도 원하는 유통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재는 내부에서 오류를 잡아내는 등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STO 법제화 이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국내에서 보다 많은 상품을 론칭하고 법제화 속도에 맞춰 빠르게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또 올 한해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