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지각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메가 LCC 출범이 예고되면서 중형급 LCC에 자금을 댄 사모펀드들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분주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정난에 빠진 LCC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사모펀드지만, 현재는 여행 수요가 정상화된 만큼 엑시트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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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 2대 주주였던 JKL파트너스는 지난달을 시작으로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모두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JKL이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14.90%를 1056억원에 인수했고, 이달 대명소노시즌과 소노인터가 남은 11.87%도 842억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JKL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로 약 3년 만에 2배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JKL은 지난 2021년 8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확보했고, 이듬해 217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 투자하며 총 1017억원을 투입했다. JKL은 대명소노그룹에 콜옵션(동반매도청구권) 권리대금 300억원을 포함해 약 2000억원의 엑시트 성과를 냈다. IRR(내부수익률)은 23%로 3년 만에 높은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 중인 LCC로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PE) 등이 있다. 인수 시기는 2021~2023년으로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다 사모펀드 품에 안긴 항공사들이다. 통상 사모펀드의 인수 후 재매각 시점이 3~5년이라는 점에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업계 변화에 앞서 회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위주의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가 지난해 신주(1100억원)와 구주(350억원) 등 지분 100%를 총 1450억원에 인수했다. VIG파트너스 인수 직전 3대에 불과하던 이스타항공 운항 항공기는 지난달 기준 13대로 늘었다. 사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은 만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장거리 노선에 강점을 가진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설립한 AP홀딩스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현재 AP홀딩스가 지분 43.6%를, 2대 주주 JC파트너스가 지분 22%를 쥐고 있다. 최근 국내 LCC 1위 제주항공(089590)이 M&A 인수 의사를 드러낸 가운데 장거리 특화인 에어프레미아는 제주항공과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에어인천의 경우 2022년 소시어스PE가 경영권을 인수해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 인화정공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고, 지난 7일 4700억원에 매각 합의를 체결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서 이름을 올리면서 지분 매각보다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딜 마무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LCC 매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지분 매각 등을 두고) 사모펀드들도 여러 선택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