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콩쿠르 우승자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 최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바리톤 김태한(24)에게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불린다. 김태한은 이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자다.
베토벤·슈만 등 사랑 주제 ‘연가곡’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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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본고장 유럽에서 한 단계 성장한 김태한의 독창회가 오는 25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금호문화재단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한국에서 처음 갖는 독창회다. 독일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공연을 준비해왔다. 김태한은 “첫 독창회라 설레면서도 부담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가곡이 낯선 한국 관객을 위해 “사랑을 주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곡했다는 것이 김태한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 속 특정 캐릭터가 반영된 오페라 아리아와 달리 가곡은 성악가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어 듣는 재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라 비크 슈만의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가곡’은 화자가 여성이라서 소프라노가 주로 부르는 곡이다. 김태한은 “화자의 성별 때문에 바리톤은 잘 안 부르는 노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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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은 다음달 7일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에서 바리톤 박주성,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또 한 번의 가곡 무대를 선보인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브라질 투어를 마친 뒤, 11월에는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첫 오페라 정식 데뷔에 나선다. 그는 “오페라의 재미를 처음 알게 해준 작품의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 ‘영아티스트’ 활동도 다음 시즌 계속 이어진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밝힌 자신의 꿈은 “오페라 슈퍼스타”였다. 지금도 그 꿈이 변함없는지 물었다. “‘반짝스타’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안나 네트렙코, 토마스 햄슨처럼 전 세계 무대에서 쉼 없이 공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뜻이었죠. 오페라 무대에서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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