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쟁당국, '엑손모빌-최대 셰일오일업체' 인수 조사 착수

엑손모빌, 파이어니어 인수시 퍼미안분지 최대 시추업체
전세계 원유생산량 대비 미미…반독점 문제 크지 않을수도
  • 등록 2023-12-06 오전 4:52:01

    수정 2023-12-06 오전 4:52:0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00억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경쟁당국이 현미경을 들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엑손모빌과 미국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의 인수와 관련한 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단계가 아닌 사전 조사 차원으로 해석된다.

FTC가 자료를 요청한 것은 이번 인수에 따른 반독점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엑손모빌은 지난달 11일 파이어니어 주식을 주당 253달러, 총 59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했는데 미국의 주요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의 퍼미언 분지에서 독보적인 셰일오일 시추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된다.

파이어니어는 퇴적암층에 섞여 있는 원유·가스를 채굴하는 1위 셰일오일 시추업체다. 엑손모빌은 파이어니어를 인수하면서 퍼미안 분지의 하루 셰일오일 생산량을 130만배럴까지 끌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재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전세계 석유 및 가스 공급량을 따지면 퍼미언 분지의 생산량은 1%에 그친다. 여기에 에너지업계의 반독점 문제는 하류부문인 정제 및 판매 부문에 국한돼 있어 상류부문인 탐사 및 생산 분야에서는 크게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어 FTC가 실제로 조사에 착수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입장에서는 셰일오일 생산량이 충분히 늘어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끌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의 감산 여파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인 대런 우즈는 “이번 거래로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셰일 자원에 대한 석유 회사의 기술력과 재정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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