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학개미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166억 9317만8911달러(약 23조 2919억원)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139억 2336만 달러(약 19조4300억원)에 비해 약 4조원이 늘어나면서 엔비디아를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테슬라 덕에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7일(결제일 기준) 1013억 달러(약 141조원)를 기록, 10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테슬라가 ‘트럼프 트레이드’의 가장 큰 수혜 종목으로 손꼽히며 투자 수요가 몰린 덕이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며 지난달 말까지 -0.4%의 등락률을 보였으나 지난 한 주에만 35%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단기 급등에 따라 지난 5일과 8일(현지시간) 종가 사이에 테슬라에 숏포지션을 취한 헤지펀드들은 최소 52억 달러(약 7조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에 대한 기존 부정적인 분석마저도 ‘트럼프 수혜’로 상쇄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 CEO가 ‘대선 베팅’에 성공하자 시장은 악재로 평가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약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환경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수혜’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경고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으로 인한 리스크도 있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면 테슬라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크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중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테슬라가 다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며 중국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어지면, 테슬라와 중국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내년 신차 출시, FSD 상용화, 로보택시 서비스 시작 등 모멘텀이 있는데 특히 로보택시 사업 시작은 FSD 채택률 및 구독률 향상, 전기차 판매 증가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2025년은 테슬라의 축적된 성장 잠재력이 발현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관심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