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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흑자 기대 커지자마자…야속한 유가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은 전 거래일보다 30원(0.17%) 오른 1만7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은 최근 한 달 동안 5.78%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등락률(-2.57%)을 밑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만 17.75% 하락했다.
한국전력의 주가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적자’다. 한국전력은 지난 2분기에도 2조27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흑자가 기대되지만 4분기 재차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한전 역마진 해소에 크게 기여한 국제유가 내림세가 멈춘 데 이어 최근에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에 배럴당 60~70달러까지 추락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현재 90달러를 넘보고 있다. 주요 석유 수출항이 있는 흑해 주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갈등을 지속하고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 등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발전사의 발전 비용 증가로 이어져 한전이 구매하는 도매원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한 달 전만 해도 증권가는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8529억원에 달할 것이라 판단했지만 현재 눈높이를 14.1% 낮췄다. 4분기 영업손실 규모도 한 달 전 887억원 수준으로 예측했지만, 현재는 추정치를 5934억원까지 확대했다.
3분기 흑자전환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경우, 부채는 확대할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을 보면 한국전력의 올해 연결 기준 부채는 205조84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이맘때(181조5432억원)보다 증가했다.
62년 만의 첫 정치인 사장 앞두고 자문사도 ‘반대’
이에 국내 의결권 자문업체인 서스틴베스트는 기관투자자들에 선임안 ‘반대’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한국전력 신임 사장이 재무적 문제, 기후 리스크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지만 김 전 의원은 고질적인 적자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 기업 운영 역량 등을 갖출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6월 말 기준 최대주주 산업은행(32.90%)이며 2대 주주 역시 대한민국 정부(18.20%)로 범정부 지분이 과반을 넘는 만큼, 서스틴베스트의 권고와 무관하게 선임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전력을 보는 불안감은 더욱 확대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역은 “아무리 공기업이라지만 적자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인 시점인 상황에서 기관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한국전력을 볼 수밖에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기료 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주가 모멘텀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