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같은 물건 보냅니다"…소방서에 '손도끼' 보낸 남성 정체는?

80대 예비역 원사 “안산 모텔상가 화재 당시 큰 감동”
현역 시절 사용한 손도끼·손편지 소포로 보내
소방당국, 역사사료관에 전시물로 보존키로
  • 등록 2024-12-02 오전 6:12:39

    수정 2024-12-02 오전 6:12:3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내가 사용하던 손도끼를 보냅니다. 필요할 때 사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손편지와 손도끼. (사진=뉴스1)
지난달 안산 상가 건물 화재 발생 당시 52명을 발 빠르게 구한 소방관들에 감동한 80대 예비역 원사가 소방서에 손도끼 한 자루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소방서에 소포가 도착했다. 소포에는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와 손도끼 한 자루가 들어 있었다.

자신을 예비역 육군 원사라고 밝힌 허형래(85)씨는 편지에서 “안산 화재 사고 시 52명의 인명피해를 막아준 소방관님들 감사드립니다”라며 “특히 박홍규 소방관님, 용맹스럽게 손도끼로 유리창을 깨고 인명을 구조한 행동이 아름답습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사용하던 손도끼를 함께 보내니 꼭 필요할 때 사용해달라고 했다.

허씨는 1962년부터 1996년까지 35년간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다가 원사로 전역했다. 그는 소포에 동봉한 손도끼에 대해 중사 시절부터 사용하던 것으로, 자신에게는 분신과도 같다고 전했다.

허씨의 애장품인 손도끼는 날이 무뎌지고 곳곳에 녹이 슬어 있는 모습이었다. 나무로 된 손잡이 부분에 거뭇한 때가 끼어 세월이 묻어나 보였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허씨를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고, 허씨가 준 손도끼를 이달 개관 예정인 경기소방 역사사료관에 전시물로 보존키로 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오전 3시 38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6층짜리 모텔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났다. 안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들은 투숙객들을 구하기 위해 건물 내부 계단에 있는 큰 창문을 깨 열기와 연기를 빼면서 진입했고, 모텔 투숙객을 포함해 총 52명을 구조했다. 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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