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외환보유액 4156억달러…강달러 기조에도 ‘증가 전환’

한국은행, 12월말 외환보유액 발표
달러 강세에 심리적 지지선 4천억 달러선 ‘흔들’ 우려에도
분기말 효과로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늘고 운용수익 발생
환율 고공행진에 새해부터 외환보유액 다시 줄어들 듯
  • 등록 2025-01-06 오전 6:00:00

    수정 2025-01-06 오후 6:53:13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미 달러화 강세에도 분기 말 효과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증가하고 운용수익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새해에는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분기 말 효과가 상쇄하면서 외환보유액이 또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 잔액은 전월 말에 비해 2억 1000만 달러 늘어난 4156억 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두 달 연속 감소하다가 석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최근 강달러 기조에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할 4000억달러 선이 무너질 경우 시장의 불안 심리가 급속하게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분기 말 효과에 잔액은 늘어났다.

김영국 한은 국제국 외환회계팀 과장은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고, 이에 따른 한은의 미세조정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있었으나 분기 말 효과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증가하고 운용수익이 발생한 것이 상쇄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2월 중 약 2% 상승했다. 기타 통화의 경우 호주 달러화(-4.4%), 일본 엔화(-3.5%), 유로화(-1.5%), 파운드화(-1.2%)가 모두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 또는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이나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대외지급준비자산이다.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외화 비상금으로, 소위 ‘경제 안전판’이라고도 불린다. 한국과 같은 비(非) 기축통화국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국가의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다만 올해 1월부터는 분기 말 효과가 사라지면서 외환보유액이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국 과장은 “12월 말은 이제 분기 말 효과로 증가 요인이 됐었는데. 그 이후에는 또 빠지는 요인이 돼 마이너스가 날 수 있으나 운용 수익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달러 강세 추이는 한은이 얼마나 시장에 개입할지에 따라 향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보유액 중 가장 비중이 큰 유가증권은 3666억 7000만달러(88.6%)로 전월보다 57억 2000만달러 줄었고, 예치금은 252억 2000만달러로 60억 9000만달러 증가했다. 특별인출권(SDR)은 147억 1000달러로 1억 8000만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42억 달러로 2000만달러 늘었다. 금은 47억 9000만달러로 종전과 같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1월말 기준 4100억달러로 세계 9위다. 1위는 중국(3조 2659억달러), 2위는 일본(1조 2390억달러), 3위는 스위스(9251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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