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쩐의 전쟁'에…에스엠, 11만원대로 '털썩'

에스엠, 23%대 하락하며 주가 한달 전으로 돌아가
카카오 '15만원' 공개매수 셈법도 복잡해질듯
승자 카카오 4% 급등…'톡비즈 시너지'
경영권 포기한 하이브도 3%대 상승
  • 등록 2023-03-14 오전 5:55:00

    수정 2023-03-14 오전 5:55: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경영권을 둘러싼 ‘쩐의 전쟁’이 일단락되자 에스엠(041510)이 폭락했다. 14만원대의 주가는 단숨에 11만원으로 내려앉았고 매도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이으며 거래량은 전날의 1.5배로 급증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스엠(041510)은 전 거래일보다 3만4700원(23.48%) 내린 11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이 11만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4일(종가 기준, 11만6800원)이후 한 달 만이다.

이제까지 에스엠의 경영권을 놓고 경쟁하던 카카오와 하이브는 주말 사이 ‘타협’을 선언했다. 쩐의 전쟁이 일단락되자 하이브의 2차 공개매수를 기대하고 에스엠 주식을 놓지 않던 주주들은 ‘던지기’에 나섰다. 매물출회로 이날 거래량은 534만주에 이르렀다. 전 거래일(360만주)의 1.48배 수준이다.

물론, 카카오가 26일까지 주당 15만원에 진행하기로 한 에스엠의 공개매수는 여전히 진행된다. 하지만 카카오가 진행하는 공개매수는 에스엠 지분 100%가 아니라 35%(833만3641주)만 대상으로 한다.

공개매수는 수요가 많을 경우, 비율대로 배분을 한다. 만일 공개매수신청 물량이 카카오가 계획한 물량의 2배인 1666만주에 달한다면, 2주를 팔려던 주주는 1주만 팔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돼 주가 상승요인이 사라졌다고 판단하는 에스엠(041510) 주주가 몰리게 된다면 변동성은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에스엠의 경영권을 거머쥐게 된 카카오(035720)는 이날 4.65% 급등하며 6만800원을 기록했다. 5거래일만에 상승세였다.

카카오와 에스엠을 합하면 연간 음반 판매량이 2500만장 이상, 공연 모객수는 250만명에 달하는 만큼, 업계 1위인 하이브에 버금갈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에스앰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선택지를 넓힌 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엔터테인먼트와의 결합은 카카오 본업에도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입된 글로벌 사용자는 콘텐츠 사업은 물론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톡비즈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카카오의 이번 인수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카카오에 대해 시세 조종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하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지난달 28일 에스엠 주식을 대거 매수한 점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한편 에스엠의 경영권을 포기한 하이브(352820) 역시 3.21% 강세로 장을 마쳤다. 현재 하이브가 이미 취득하기로 한 에스엠 지분 15.78%를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만일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주당 3만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만큼,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합리적인 결정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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