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에 투심↓…엔비디아 5.7%↓

강력한 노동시장…금리 인상 다시 고개
6월 동결 가능성 크지만 7월 인상 전망
“재고 3분기 이후 완화”…인텔 4.8%↑
  • 등록 2023-06-01 오전 6:14:03

    수정 2023-06-01 오전 6:21:20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예상외로 강력한 노동 데이터가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7월 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심이 악화됐다.

그간 시장의 랠리를 이끌던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AFP)
여전히 탄탄한 고용시장…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고개

5월 3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1% 하락한 3만2908.27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1% 떨어진 4179.83,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3% 하락한 1만2935.29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탄탄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미 중앙은행이 6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 투심이 악화됐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통해 미국 내 구인건수가 1010만건으로 전달대비 35만8000건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975만 건에서 1000만 건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940만건을 웃돌았다. 경기 침체 우려로 대규모 해고가 이뤄졌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인력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도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연준이 6월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인상을 멈출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0%까지 치솟았다.

다만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겸 부의장 지명자가 6월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에 투자자의 우려는 완화됐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해 “6월 회의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이번 긴축 사이클의 최고 금리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차기 회의에서 스킵(일시적 동결)하는 것은 연준이 금리 결정을 하기 전 더 많은 데이터를 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 이후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30.9%로 떨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7월 회의에서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분위기다.

인텔 빼고 기술주 부진…엔비디아 랠리 끝?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진 가운데 최근 랠리를 주도했던 일부 대형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시 전체가 흔들리기도 했다. 전날 시총 1조달러를 터치했던 엔비디아는 5.58% 가량 떨어진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0.85%, 알파벳 1.02%도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AI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긴 하지만, 밸류에이션 대비 지나치게 주가가 높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반면 인텔의 주가는 실적이 곧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4.83% 올랐다. 인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는 “반도체 업황의 최악은 지났다”면서 “2분기 매출이 가이던스(예상치)의 상한선에 도달하고, 재고가 3분기 이후에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부채한도 합의안 표결에 따른 후폭풍 우려도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미 의회 하원은 이날 저녁(오후 8시30분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법안을 표결에 나선다. 법안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공화당 강경파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사퇴 요구를 강하게 제기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였다. 하베스트 볼리탈리티 매니지먼트의 리서치 및 트레이딩 책임자인 마이크 지그몬트는 “부채한도 문제의 리스크는 대부분 테이블에서 벗어났다”면서도 “시장은 이 문제가 법적으로 결론이 날 때까지 마비된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채금리는 보합 수준에서 거래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6%포인트 하락한 3.6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8%포인트 떨어진 4.40% 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 등 영향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7달러(1.97%) 떨어진 배럴당 68.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54%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54%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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