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마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우려된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단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지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이미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치적 위기가 오래가거나 분열로 인해 정책 결정의 효율성과 경제적 성과, 재정이 악화할 경우 신용등급(현재 AA-/안정적)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외국 자본 유출과 금융시장 불안정 등 경제 전반에 닥칠 후유증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 재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든 안 되든 정치적 혼란과 갈등은 그 뒤에도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악화일로를 걷는 경제 상황을 두고만 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0%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데도 정치권 표정에선 위기감을 찾을 수 없다. 과연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고, 정당 대표들인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의 정부라도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야당은 압박과 공세를 멈춰야 한다. 눈앞에 닥친 위기 징후를 강 건너 불로 보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