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철강기업 US스틸의 일본 매각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US스틸 주가는 약 24% 급락하고 있다.
| US스틸 에드거 톰슨 공장(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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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49억달러 규모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공식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에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제철의 US스틸은 반독점 문제가 없는 만큼 안보 문제와 관련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심사를 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동맹국인 만큼 CFIUS가 국가 안보 위협에 없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11월 대선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전미철강노조(USW)는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US스틸 본사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데, 최대 경합주 중 하나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이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번 인수를 거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게 나왔다. 특히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이번 거래를 막겠다고 노골적으로 공약한 것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정치가 경제에 개입한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CFIUS의 권고안은 아직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거부 결정 발표를 지원하기 위해 CFIUS가 이번 거래가 국가안보에 위협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 US스틸은 독자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운명이 불투명해진다. 기업간 거래에 국가가 불투명한 방식으로 개입했던 만큼 대규모 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US스틸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버릿은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 수천개의 좋은 급여를 받는 노조 일자리가 위험에 처하고 회사가 피츠버그에 본사를 유지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