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주주제안이 무산됐지만, 소수주주 결집을 이뤘습니다. 개인투자자 1400만명 시대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늘면서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투자 문화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전무)
올해 주주총회 시즌 주요 주주제안을 내놓은 행동주의 펀드들은 대체로 ‘패배’ 행렬을 이어갔다. 사측의 높은 지분율,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표, ‘3%룰’을 적용받는 안건 상정 무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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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첫발을 뗀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저평가 기업 비중이 유독 큰 탓이다. 블룸버그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코스피 기업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기업은 67%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신흥국(보베스파 37%)을 비롯해 미국(S&P500 5%)·중국(상하이종합 11%) 등 대비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각 행동주의 펀드에 따르면 주주 관여 대상이 된 태광산업(003240)의 PBR은 0.17배, JB금융지주(175330)는 0.4배 등이다.
한편 올해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 기업이 된 기업들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분석됐다. 우선, 수익거래 유형은 회사와 지배주주의 개인회사, 가족회사가 재화·용역에 관한 수익거래를 통해 회사 재산을 침해하는 경우다. 에스엠(041510)의 라이크기획, 태광산업의 유상증자 사례 등이다. 두 번째는 자본거래 유형으로 회사와 주주 혹은 제3자 간에 주식의 인수, 합병, 분할, 교환, 영업 양도 등 자본거래를 통해 주주의 지분율을 침해하는 경우다. 김 회장은 “행동주의 펀드가 대상으로 하는 기업은 대체로 승산이 있는 수익거래 유형이 많다”며 “자본거래 유형에 대해서도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