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표 안정적인데 '감자대란'.. 밥상 물가 왜 이러지?

심상치 않은 '밥상 물가'
4월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1.6%↑
7개월 연속 1%대 '안정세'
이상 한파탓, 감자값 77% 급등
한개 2000원…14년만에 최고
호박 44%, 고춧가루 43% 상승
가사 도우미료 10.8% 오르고
영화관람료 전월대비 7.7% 인상
  • 등록 2018-05-03 오전 5:00:00

    수정 2018-05-03 오전 8:41:01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전시된 감자.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김형욱 기자] 주부 김상미(38)씨는 얼마 전 가족들의 저녁 반찬으로 카레를 준비하기 위해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나왔다가 깜짝 놀랐다. 카레에 넣을 감자가 2개에 500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감자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해 카레는 나중에 요리해먹기로 했다.

소비자 물가가 7개월째 1%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밥상 물가는 심상치 않다. 특히 감자 가격은 14년래 최고치를 찍으며 ‘금(金)감자’가 됐다. 쌀, 휘발유, 영화관람료도 꿈틀되면서 체감물가는 높아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6% 상승했다. 증가 폭은 전월보다 0.3%p 올랐으나 7개월째 1%대를 기록 중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도 1.4%로 전월보다 0.1%p 오르는 데 그쳤다.

오히려 물가 인상에 따른 서민 부담보다 저성장 우려가 큰 모양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 역시 1.4%로 전월과 같았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이 3%란 걸 고려해 물가 목표치를 2%로 설정했으나 여기에 못 미치고 있다.

감자 한개에 2000원.. 호박·무 등 밑반찬 재료값 강세

그러나 일부 채소류와 외식 물가는 크게 들썩였다. 감자가 대표적이다. 감자 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76.9% 올랐다. 4월 기준 증가 폭으론 2004년 3월(85.8%↑) 이후 14년 만에 최대다. 전월보다도 33.5% 올랐다. 200g 전후 감자 한 개 가격이 높게는 2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음식점에서도 감자 조림 등 밑반찬을 빼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이상한파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센터(aT) 집계 결과, 지난달 30일 감자 도매가격은 20㎏당 7만8292원(가락시장)으로 평년(3만3456원)보다 두 배 이상(134.0%) 올랐다. 4월 중순 한때는 평년의 세 배인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말 들어 소폭 안정 국면이고 이달부터 노지 봄 감자가 투입되지만 가격 안정이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감자 가격 급등 여파로 4월 농축수산물 물가도 1년 전보다 4.1% 올랐다. 이 여파로 신선식품지수도 덩달아 4.7% 올랐다. 농산물 중에서도 감자를 비롯해 지난 겨울 한파의 영향으로 호박(44.0%), 무(41.9%), 고춧가루(43.1%)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곡물 물가 상승률은 22.7%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6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쌀값은 30.2% 상승해, 1981년 9월(35.5%)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오징어(29.1%) 등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5.0%로 나타났다. 오징어는 어획량 감소로 인해 지난 2016년 10월부터 1년6개월째 가격이 계속 오름세다. 반면 축산물은 달걀(-35.2%) 등의 하락세로 인해 4.7% 떨어졌다.

기름값 상승에 영화관람료도 인상.. 체감물가↑

석유류 물가도 비교적 큰 폭(3.8%↑) 올랐다. 경유는 5.5%, 휘발유는 4.2% 각각 상승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이 아직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 최근 CJ CGV 등의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영화관람료 물가도 전월 대비 7.7%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도 전체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 오르는데 그친 가운데 가사도우미료가 10.8%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2.5%로 전월과 같았다. 외식업 중에서는 생선회 상승률이 5.4%로 두드러졌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은 식재료값이 많이 나가는데 농축산물 등 식재료가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며 “인건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임대료나 세금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격 강세 농산물에 대한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외식물가 감시를 강화해 체감 물가를 안정시켜 나간다는 게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서민생활에 밀접하고 구입빈도가 높은 무, 감자 등 일부 채소류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외식 물가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체감물가를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폭은 확대되겠지만 채소류·축산물 가격과 공공요금 안정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치=K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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