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상자산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 매각을 위해 메가존과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이준행 전 대표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72.26%를 인수하며 고팍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바이낸스는 같은해 9월 BF랩스(옛 씨티랩스)에 구주 일부를 매각했으나, 작년말 기준 고팍스 지분 67.45%를 여전히 보유 중이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 1년만에 매각을 추진한 건 금융당국의 스탠스와 맞닿아 있다. 바이낸스는 경영권 인수 직후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전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선임하고, 다음달인 지난해 3월 금융당국에 대표 교체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바이낸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자금세탁방지 리스크 등을 경계하면서 신고 수리는 기약없이 지연됐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총 3번의 대표 교체를 진행했지만 당국의 벽을 넘진 못 했다.
실명계좌 재계약 한달 앞으로…‘시간 싸움’된 매각전
고팍스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바이낸스가 이 전 대표 지분(41.2%)에 600억원을 책정한 점을 고려하면 지분 100%에 대한 가치는 1456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고팍스는 2022년 시리즈B 투자유치에서 기업가치 3700억원을 인정받았으나, 이후 가상자산업계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기업가치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메가존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3356억원 수준이다.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20억원에 그치지만 메가존클라우드, 메가존소프트, 제니스앤컴퍼니 등 자회사들이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고팍스 경영권을 인수하기에 자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팍스의 실명계좌 재계약을 앞두고 양 측의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맺은 실명계좌 제휴는 오는 8월 11일 만료되는데, 해당 기한 이전에 최대주주 변경을 마친 뒤 계약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고팍스는 계약 연장에 앞서 일 거래량 증가, 점유율 상승 등을 골자로 한 재무 건전성 개선안을 전북은행 측에 제시한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전북은행은 계열사를 통해 고팍스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성장 과정을 지켜본 곳”이라며 “바이낸스의 인수, 이번 메가존과의 인수 논의 등 성장성을 고려해 계약 연장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