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삼성이 글로벌 음향 인재를 잡기 위해 나섰다. 고도화한 초격차 음향 기술을 확보해 TV·사운드바뿐만 아니라 전 제품군에서 더 좋은 음향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최근 글로벌 음향 인재를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오디오랩은 최근 전기-음향 분야 수석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사운드·스피커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미국·한국 제품 개발팀, 연구 조직 등과 협력해 뛰어난 음향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 (사진=삼성리서치아메리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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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리서치 아메리카 산하 오디오랩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산하 음향 전문 연구개발 조직으로 2013년 신설해 10년차를 맞은 곳이다. 20여명 수준으로 규모가 작지만 전자 음향 기술에 특화한 인력이 모여 있어 전문적인 기술 연구가 가능한 ‘알짜’ 조직으로 꼽힌다.
삼성 오디오랩은 음향 관련 제품 기술 고도화를 위해 전 부서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오디오랩의 음향 기술은 삼성전자의 대부분 제품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5년 CES에서 어떤 공간에서든 360도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무지향성 무선 360 오디오’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슬림한 디자인에 높은 성능으로 주목받은 ‘슈퍼 슬림 사운드바’ 개발에도 참여했다. 삼성 독자 기술인 ‘Q 심포니 사운드’ 기술을 적용해 두 기기에 설치한 스피커를 동시에 이용해 서라운드 사운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객체 추적 사운드(OTS)+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음향 원천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은 TV에 해당 음향 기술을 탑재해 사운드 기기 없이도 생생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도록 공들이고 있다.
| 삼성 오디오랩 내 무향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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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기술은 삼성에 핵심적인 기술 분야다. TV와 사운드바뿐만 아니라 휴대폰, 가전 등 삼성 DX 전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인 만큼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음향 기술은 사실상 제품 전 분야에 쓰이는 기술이기 때문에 제대로 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삼성의 경우 제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 시) 더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일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오디오랩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역시 음향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기반이다. 하만이 소유한 JBL, AKG 등 음향 브랜드가 소비자향 매출에 집중하는 한편, 카오디오를 비롯한 전장 사업을 확장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 오디오랩과 하만의 기술 협력도 가능한 만큼 음향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삼성의 노력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가진 기술을 활용해 삼성 제품을 통해 고객들이 더 좋은 음향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