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스볼트(Northvolt AB)의 임직원 보유주식을 국내 한 투자회사가 독점 확보했다. 다음달 초까지 투자 규모를 최종 확정하고 펀드를 조성해 지분을 담을 계획이다.
이번에 확보한 지분은 임직원 보유 주식의 텐더 오퍼(Tender Offer·일종의 공개매수) 물량이다. 회사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 중 자금회수를 원하는 이들의 지분을 모아서 회사가 엑시트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국내 투자사가 노스볼트 재무팀과 직접 협상해 받아왔다. 이번에 700만달러(한화 90억여원) 규모로 1차 투자를 하고 이후 4000만달러(한화 530억여원) 규모로 2차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을 제치고 국내 투자사가 독점적으로 임직원 텐더오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의 이차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통했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작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3%에 달하는데다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엔에프 등 배터리 소재부터 성일하이텍(365340) 등 리사이클링 업체까지 한국이 강력한 이차전지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2차 전지 투자열풍이 강하게 불었던 만큼 노스볼트의 기업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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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수직통합한 비즈니스모델로 장기 성장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인 중국 CATL, 한국의 LG엔솔, SK온 등이 이차전지 제조와 모듈·팩 등 배터리 시스템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노스볼트는 이 과정에 더해 앞단에 있는 양극활물질 제조, 뒷단에 있는 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이차전지 사업의 전 라인을 수직계열화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비용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 특히 노스볼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상장을 추진 중인 IPO 대어라는 점에서다. 나스닥 스톡홀름에 상장하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는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투자 라운드는 2021년 6월에 진행됐고, 당시 투자 후 기업가치를 120억달러로 인정받았다. 상장할 경우 2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넷제로(탄소제로)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다 유럽에서는 정책적으로 유럽 배터리 회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노스볼트에 대한 기대가 큰 게 사실“이라며 “IPO에 성공하면 대형 배터리 제조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노스볼트의 기업가치에 일부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