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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10-Q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755억달러(약 102조 79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현금 보유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69억 4000만달러(약 377조 538억원)로 늘었다.
버크셔가 2분기에 가장 많이 팔아치운 주식은 애플이다. 버크셔의 애플 주식 보유량은 3월 말 7억 8900만주에서 6월말 약 4억주로 약 49.3% 줄었다. 앞서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애플 주식 1000만주를, 올해 1분기(1~3월)에는 1억 1500만주를 매각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버크셔가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1743억달러(약 237조 3100억원), 1분기 말 1354억달러(약 184조 3500억원)에 이어 2분기 말 842억달러(약 114조 6400억원)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버크셔는 여전히 애플 전체 지분의 약 2.6%를 보유한 대주주다.
하지만 2분기에도 애플 주식을 대규모 매각하면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아울러 버크셔의 애플 주식 매각 소식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전해진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애플이 차지했다. 2016년 이후 애플의 주가는 거의 10배 뛰었으며, 올해는 14% 상승했다. WSJ은 “애플은 버핏의 최고의 투자 종목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를 대량 처분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 회장이 연이어 주식을 대량 매각해 막대한 현금 보유하고 있는 건 그가 견고한 수익을 낼 만큼 충분히 좋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은 짚었다.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주총에서도 “우리는 기꺼이 돈을 쓰고 싶지만, 위험이 매우 낮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 뉴욕증시에서 거론되는 ‘거품론’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향후 12개월 동안의 예상 수익 대비 약 21배에 거래되고 있다. 20년 평균 대비로도 약 16배를 넘어섰다.
한편 버크셔는 2분기에 3억 4500만달러(약 47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는데, 이는 1분기 26억달러와 비교해 대폭 감소한 것이다. 버크셔의 A주는 올해 18% 상승해 S&P500의 상승률(12%)을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