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은 청소년수련사업을 하는 A사단법인이 대전시 대덕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고는 수련관 운영을 위탁받아 일반인에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자신이 거래당사자로서 부담하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인 피고가 납부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어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A 사단법인은 대덕구와 1998년부터 계약을 맺고 수영장 등이 딸린 모 청소년 수련관을 관리해왔다. A법인은 일반인 상대로도 수영장을 운영하며 이용료를 받아왔다. 이 수련관 이용료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에 A법인은 이의신청과 국세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부가가치세 처분은 정당하다”는 기각결정을 받아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 이후 A법인은 이 세금 납부가 위탁계약에 따른 위임사무 처리를 하다 입은 손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재판부는 “부가가치세 부과는 원고가 수련관을 위탁운영하는 과정에서 쌍방 모두 예측하지 못했던 비용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부가가치세는 계약체결 당시 상정한 수탁운영에 따른 비용이라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는 피고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에게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있는지를 과세관청에 질의하는 방법 등으로 사전에 이를 확인하지 않는 귀책사유가 30% 있다고 판단, 이를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서 상계하고 남은 3억1700여만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과 달리 피고가 부당이득을 본 것 자체가 없다고 봤다. A법인이 낸 부가가치세는 위탁 시설물을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당연히 내야 할 자신의 부가가치세를 낸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