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는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등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투자업계에서 바이오 부문 투자심리 악화로 외부조달이 쉽지 않자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지난달 14일 3104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 실시 계획을 밝혔다. 오는 25일~26일 양일 청약을 거쳐 내달 11일 신주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의 목적은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사측은 유상증자 대금 사용 목적을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의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이라고 밝혔다.
클리노믹스(352770)도 446억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주 보통주 780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할 자금 중 300억원을 채무상환에, 잔여 자금은 운영자금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바이오기업들은 더 있다. △진원생명과학(818억원)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에스씨엠생명과학(316억원) △엘앤케이바이오(260억원) 등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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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 주식을 추가 발행해 자금을 끌어오는 유상증자는 하락장에서 활용하기 좋은 수단은 아니다. 특히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고금리 기조 속에 증시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다른 업종 대비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 주가가 낮은 시기에 목표 자금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식을 더 많이 발행해야 하기에 주식 가치 희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자금난을 겪는 바이오기업 위주로 유상증자 행렬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유동성이 감소해 전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특히 제약·바이오 부문처럼 리스크가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에 더 신중을 기울이는 분위기여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매출을 내지 못하는 곳이 많아서 외부 자금유입이 막히면 타격이 더 크다”며 “특히 채무상환이나 운영비 명목의 유상증자가 늘어나고 있는 건 확보해둔 투자금 등을 다 소진한 상태라는 의미라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