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반도체의 반도체’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ARM의 공모가격이 희망 공모가격 범위 최상단으로 결정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ARM의 최종 공모가격이 주당 51달러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Arm은 증권신고서에서 미국예탁증권(ADS) 9550만주(전체 발행주식의 9.4%) 공모 희망가 범위를 주당 47~51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51달러를 적용하면 ARM의 기업가치는 545억달러(약 7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모회사 소프트뱅크가 지난 2021년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매각을 추진할 때 매각금액 400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산하 비전펀드로부터 ARM의 지분(25%)을 인수하면서 ARM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ARM 상장이후에도 소프트뱅크는 회사 주식의 약 90%를 보유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상장으로 약 5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RM은 14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ARM은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를 만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퀄컴,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중 90% 이상이 ARM 설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력을 덜 소모하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AP를 넘어 클라우드서버, AI 프로세서 등으로 확장해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ARM은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기대만큼 ARM의 가치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고 있는 데다 ARM이 AI와 직접적인 연관관계도 적다는 평가도 있다. 저전력 설계구조에 핵심기술을 갖고 있기에 AI칩 개발에 더욱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현재 AI에 최적화된 핵심칩 기술을 내놓은 바가 없다. 현재 ‘AI광풍’으로 AI관련주들이 시장에서 과대 평가 받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