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발효 김치' 엄지 척…'전통의 맛' 통했다

최혜영 대상 글로벌김치연구팀장 인터뷰
전체 수출김치 중 대상 '종가' 비중 작년에 절반 넘어
주무기는 발효기술…발효된 맛 기대치 놀라운 수준
미국 이어 폴란드 현지공장…"균일한 맛 위해 총력"
  • 등록 2023-07-10 오전 7:30:00

    수정 2023-07-10 오후 2:31:25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해외에 김치를 수출하면서 가장 놀란 점 중 하나가 외국인들의 김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발효된 맛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요. ‘종가’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전통의 맛’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대상 종가 김치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유라고 봅니다.”

최혜영 대상 글로벌김치연구팀 팀장.(사진=대상)
지난 7일 서울 마곡 대상이노파크에서 만난 최혜영 대상 글로벌김치연구팀장은 대표 K식품인 김치, 그중에서도 ‘종가’ 김치의 수출 성장세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세계인들의 김치 맛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전통 방식의 발효, 배합법을 중시한 대상 종가에 대한 인지도가 함께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김치의 수출액은 2019년 1억499만달러에서 2020년 1억4451만달러, 2021년 1억5992만달러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억4082만달러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대상 종가의 수출액은 4300만달러→5900만달러→6700만달러→7100만달러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체 김치 수출액에서 종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1.0%에서 지난해 50.4%로 뛰었다.

최 팀장은 “수출용 김치 연구개발을 맡으면서 만난 세계인들은 김치 본연의 발효된 맛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며 “특히 주요 시장인 유럽인들은 공장에서 갓 생산한 김치를 보면서 ‘산미가 없다’, ‘발효식품을 파우치에 담아서 되겠냐’ 등 전통 김치의 맛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인들은 사우어크라우트(양배추 절임), 치즈 등 발효식품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것을 즐길 정도”라고 전했다.

최 팀장은 전통의 맛을 중시하는 종가의 기본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치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발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유산균 전문가인 최 팀장에 중책을 맡겼기 때문.

최 팀장은 “유산균은 다루기 힘들 뿐만 아니라 종류도 많아 우리 김치에서 잘 발현되는 유산균을 찾아 배합해야 한다”며 “심지어 맛이 떨어지는 김치에 유산균을 어떻게 쓰느냐, 처방에 따라 맛을 회복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상의 경쟁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이같은 발효 기술”이라고 자신한 최 팀장은 “언제, 어디서 먹더라도 균일하게 아삭하고 시원한 맛의 김치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대상 종가에 대한 신뢰는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김치연구팀은 지역별 원부재료 발굴, 세세한 맛과 인증 등 현지화 작업, 유통기한 등 안정화 작업을 더할 예정이다.

대상은 지난해 초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대규모 김치공장 가동에 돌입하고 지난달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 인수했다. 이어 내년엔 폴란드 김치공장 준공까지 앞두고 있어 글로벌김치연구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 팀장은 “해외 김치공장은 현지에서 원부재료를 모두 조달하기 때문에 품종을 분석하고 안정적 수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절한 배합법을 찾아내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며 “지난해 가동에 돌입한 미국 김치공장은 현재도 꾸준히 원부재료 품종 및 배합법에 대한 데이터를 쌓으며 계속 안정화를 꾀하고 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폴란드는 보다 빠르게 안정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김치연구팀 전체가 세계적인 김치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궁중 요리 중 하나인 동치미 등 프리미엄 물김치를 세계 전역에 소개하고픈 욕심도 있다”고 웃음지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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