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 머독 시대 종료…장남 이어 받는다

뉴스코프·폭스 코퍼레이션 회장 물러나
“이젠 다른 일을 해야 할 시간이 됐다”
장남 라클런 머독이 승계..11월 주총 예정
레거시 미디어 쇠퇴·AI 저작권 침해 해결 과제
  • 등록 2023-09-22 오전 6:51:15

    수정 2023-09-22 오전 6:51:1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92)이 70년만에 자리를 내려 놓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퍼트 머독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머독은 오는 11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 코퍼레이션 회장에서 물러난 뒤 명예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현재 뉴스코프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장남 라클런 머독(52)이 승계한다.

뉴스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와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의 모회사다. 뉴스코프는 지난 2013년 뉴스와 출판을 담당하는 현재의 뉴스코프와 영화, TV 사업을 담당하는 21세기 폭스로 분할했고, 2019년 21세기폭스는 폭스뉴스와 폭스스포츠를 디즈니와 합병시키면서 현재 폭스 코퍼레이션이 됐다. 11월은 뉴스코프와 폭스 코퍼레이션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머독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젠 다른 일을 해야 할 시간이 됐다”며 “평생 뉴스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좇았지만 앞으로도 이는 변치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남 라클런은 열정적이고 원칙이 있는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라클런은 레거시 미디어의 시청률 하락부터 인공지능(AI)시대의 저작권 도용 문제 등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31년 호주에서 출생한 머독은 대규모로 언론사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황제로 불렸다. 22세 때 부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작은 지역 신문사를 물려받은 이후 연이어 창업 및 인수 합병에 나섰다. 1968년에는 영국 언론시장에 진출한 이후 ‘뉴스 오브 더 월드’와 ‘선’ 등 타블로이드지를 인수했다.

이후 미국에서 타블로이드지 ‘뉴욕 포스트’를 인수했고, 1980년대에는 20세기 폭스사까지 인수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머독 회장과 함께 일했던 조너설 밀러 전 뉴스코프 임원은 “창립자이자 미디어 거물 시대의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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