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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관계자들은 ABL생명이 BNK금융지주 측에 먼저 인수 검토를 제안하는 등 이번 인수건에 대한 의지가 꽤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ABL생명 매각 절차에 정통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이 BNK금융 측에 먼저 인수 관련한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컨소시엄 형태로 운용사와 함께 인수에 참여하려고 했던 BNK금융이 검토 과정에서 빠지면서 인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그룹이 매각 작업에 최종적으로 손을 떼면서 유찰 처리됐다.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고 있는 MG손해보험 매각은 지난달 5일까지 단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국가계약법상 원매자가 한 곳이면 해당 입찰은 불성립된다. MG손보의 매각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팔 사람도 있고 사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몸값 신중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 만큼, 보험사는 물론 잠재 원매자들도 어느 때보다 매각가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KDB생명·ABL생명·MG손보 모두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이후에야 재매각 추진이 다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보험사의 실질 체력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는 점, 잠재적 인수자로 꼽히는 곳들이 내년 경영 계획을 짜고 있는 시기라는 점 등을 감안한 평가다.
실제 올 3분기 실적은 금융당국이 IFRS17 실시로 촉발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되는 때다. 또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하는 하나금융·신한금융, 지주사로 도약을 꿈꾸는 교보생명 등 잠재 원매자들이 모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보험사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보험사들의 몸값이 재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추가적인 증자 부담도 있어 이를 고려한 협상이 다시 이뤄질 것 같다. 해당 시기를 포함하면 매각 완주까지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