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점유율 뺏어라”…티메프 빈자리 노리는 이커머스 경쟁 예고

쿠팡·네이버쇼핑 이어 C커머스 '반사이익' 예상
알리바바, 한국 셀러 대상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
"출혈 경쟁속 자본 싸움…점유율 확보 경쟁 가속"
  • 등록 2024-07-30 오전 5:45:00

    수정 2024-07-30 오전 5:45: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대금 지급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티몬과 위메프에서 고객 이탈이 이어지면서 쿠팡·네이버의 양강 체제가 공고해지고 알리·테무 등 소위 ‘C커머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2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앱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쿠팡이 3129만명으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알리익스프레스 837만명 △테무 823만명 △11번가 712만명 △G마켓 497만명으로 나타났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437만명, 432만명을 기록하며 6위, 7위에 올라 있다.

이번 사태로 티메프 이용자가 대거 이탈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큐텐그룹이 대금 정산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오픈마켓의 경쟁력은 다양한 상품 구성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은 판매자들이 티메프에 재입점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체제 아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알리와 테무가 추격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티몬과 위메프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연 7조원 수준의 거래액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티몬은 5%, 위메프는 3%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는 벌써부터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할인 쿠폰 등을 발행하며 출혈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국내 판매자를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거세다. 알리바바닷컴은 국내 기업을 위한 전용 기업간거래(B2B) 웹사이트인 ‘한국 파빌리온’을 내달 8일 공식 론칭한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향후 500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B2B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한국 입점기업에 대해 9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C커머스와 달리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무리하게 뛰어들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실제로 G마켓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196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320억원에 달했다. 11번가 역시 지난해 매출액 8655억원, 영업손실 1258억원을 기록했다. C커머스처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들간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태로 쿠팡, 네이버쇼핑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판매업자들이 이미 국내 오픈 마켓 채널에 중복 등록돼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판로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선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5일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재편은 소비자보다는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쇼핑, 쿠팡, 11번가 등의 수혜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티메프 뿐만 아니라 기존 오픈마켓 채널에서 판매하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채널 확보 차원에서 신규 오픈마켓으로 눈을 돌리는 판매업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오픈 마켓을 한 곳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은 마켓컬리나 쿠팡, 생필품은 티몬·위메프, 네이버쇼핑 등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 높은 상품이나 저렴한 상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라며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판매업체들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는 등 C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얼마나 유입량이 많을 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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