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간 합병이 3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며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도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양사 합병 후 양사가 보유한 LCC들끼리도 통합이 이뤄질 예정인데, 합병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탓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신규 운수권을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대한항공의 기한 연장 요청에 따라 기업결함 심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2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EU 집행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합병 심사 중단 및 기한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EU 집행위는 지난 3월 심사 기한을 7월에서 8월로 한 차례 연장하며 오는 8월 3일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대한항공의 요청으로 한 차례 더 심사 일정을 연기했다.
|
아시아나항공의 두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받는 불이익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2년 동안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정부 당국으로부터 신규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도 LCC 경쟁사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에어인천, 에어로K 등이 신규 운수권을 획득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통합 LCC 출범이 예정돼 있는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운수권을 받으면 과도하게 운수권이 한 곳에 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운수권을 받지 못하며 두 업체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각 올 1분기 478억원, 269억원의 이익을 내며 반전에 나섰지만, 지난 4년간 누적된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더 확실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 구축이 필수로 여겨진다. 신규 운수권을 통한 노선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합병이 지연되며 계획했던 일정들도 모두 꼬이는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결과가 나오는 것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