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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팩은 두유와 유통기한이 몇 달씩 되는 수입 우유를 담는 데 쓰는 용기로 종이 사이에 얇은 알루미늄이 들어가 있어 일반 우유팩보다 재활용이 더 까다롭다. 우유팩을 재활용하려면 우선 종이와 멸균팩을 걸러내야 한다. 또 우유팩은 내용물 변질을 막기 위해 수분과 탄소를 차단해야 한다. 우유팩 종이 양면에 필름을 씌우는 이유다. PE 필름이 종이제품에 남으면 인쇄과정에서 잉크가 스며들지 않는 등 품질문제가 발생한다.
유 담당은 “지난해 재활용 설비에 7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잔여 PE필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 및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수거한 우유팩을 원료로 재활용한 고급 인쇄용지 ‘Hi-Q 밀키매트’를 내놨다. 색상과 광택이 기존 종이 제품과 동등해 자동차 등 기업 홍보물 및 인쇄물에 적합하다. 우유팩을 재활용해 ‘고급 인쇄용지’가 나온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우유팩은 재생 화장지와 두유 포장용 박스로만 재사용됐다.
한솔제지는 안정적인 우유팩 확보를 위해 지난 1월 서울시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시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우유팩을 재활용키로 했다.
유 담당은 “변형과 인쇄뿐만 아니라 100% 생분해 되는 종이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소재”라며 “나무를 벤다는 인식 때문에 종이가 친환경과 대척점에 있는 걸로 잘못 생각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