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연결되면 어디든 일터…'지옥철' 탈출하니 일할 맛

[코로나가 바꾼 근무환경]②
롯데, 주 1일 재택 근무… SKT, 거점 오피스 도입
IT기업 완전 자율출퇴근제 도입… 4.5일 근무제도 등장
직장인 재택근무 만족도 75%… 효율성에선 반응 갈려
  • 등록 2020-07-21 오전 5:01:10

    수정 2020-07-21 오전 9:13:26

[이데일리 김무연 이성웅 기자] 일터의 모습이 급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작했던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화상회의 등이 기업의 경영 방침으로 굳어지고 있어서다. 반드시 회사로 출근하고 외근을 나가도 회사를 들린 뒤 퇴근해야 했던 과거와는 천양지차다.

도입 초기만 해도 근무 태도 관리 문제 등으로 우려를 샀던 제도들이지만 시행 후 업무 효율성이 개선되고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사의 지나친 관리 감독, 보고 체계 혼란 등 불만도 제기된다. 근로 환경 전반에 변화가 자리 잡기 위해선 회사와 근로자 간 소통을 통해 현행 제도들을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이데일리DB)


대기업도 움직였다… 재택근무, 거점 오피스 활성화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호텔롯데 등이 순차적으로 주 1일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근무 상황에 맞춰 주중 하루를 골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상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강력한 근무환경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를 사상 처음으로 ‘웨비나’(Webinar·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3~4월 일본과 한국에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병행하던 신 회장은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편리하고 효율적이었다고 호평한 바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근무 환경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타바코(BAT)는 이달부터 관리직군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주 2회 재택근무를 진행하도록 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주 1회 재택근무제 신설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1시간씩 더 근무하는 대신 금요일에는 반일만 근무하는 4.5일제를 도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클라우드 활용한 비대면 업무 시스템 ‘G-square ’를 구축하고 재택근무와 화상회의의 효용성을 높였다. CJ제일제당 역시 인원의 최소 20% 재택근무 방침을 유지하면서 부서장 재량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위해 주요 거점에 사무실을 만드는 거점 오피스 제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달부터 수도권 일대 5곳에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하고 불필요한 출퇴근 시간을 최소화했다.

SK텔레콤은 분당·판교·서대문·종로에 AI기반 얼굴 인식 시스템, 좌석 예약시스템,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갖춘 거점 오피스를 열었다. 올해까지 거점 오피스를 1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쿠팡 또한 판교 테크노밸리에 ‘쿠팡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을 열고 개발자들이 잠실과 판교 중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변화의 첨병 IT기업 “출퇴근은 자유롭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개인이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혼잡한 출퇴근길에 따른 스트레스가 줄 뿐 아니라 육아를 비롯한 가정 문제도 대처할 수 있어 일과 가정의 양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 20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주 3일 재택근무제를 진행하고 있다. 재택근무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업무시간을 채우면 되는 방식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완전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출퇴근 시간은 개인이 결정하되 주간 기본 근로시간(40시간)만 스스로 채우면 되는 방식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을 운영하는 사람인에이치알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시차출퇴근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출퇴근유형은 세 가지로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10시~오후 7시 중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또 연차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쓰는 ‘시간연차제’도 시행하고 있다.

직장인 1000명을 대사응로 진행한 재택근무 만족도 및 업무 집중도(표=오픈서베이)


바뀐 근무 환경에 만족도도 ‘쑥’… 후속 보완 조치는 필요

변화한 근무 환경에 대해서 직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퇴근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한데다 일의 효율성이 높아졌단 이유에서다. 다만 근무 환경 변화에 발맞춰 후속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3월 20~59 세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에 만족하다고 답한 사람은 75%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3시간씩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로서는 시간 절약은 물론 출퇴근 인원이 밀집한 대중교통 이용을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감소했단 설명이다. 불필요한 대면보고 횟수 감소도 이점으로 꼽힌다.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에 대해선 평이 엇갈렸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답한 인원은 35%에 그쳤다. 반면 위메프가 지난 4월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재택근무에 대해 ‘매우 효율적’ 또는 ‘효율적’이라는 답변이 78.2%에 달했다. 개인마다 일터와 개인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 변화한 근무 환경이 원활하게 정착하려면 이에 따르는 보완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통 창구의 단일화가 가장 필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재택근무 시 상사의 지시가 회사 메신저와 일반 메신저 앱 등 다양한 경로로 전달될 시 보고 체계가 혼란스러워질 뿐 아니라 부서원 사이에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화상회의 등 업무를 위한 기기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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