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보수단체 집회를 주도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2대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에 대해선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했다.
뉴스1에 따르면 전 목사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기자회견에서 “당선된 민주당 192석 좌파, 야당들 중 절반은 가짜”라고 주장했다.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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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치러진 제22대 총선의 부정선거를 확신한다고 밝힌 전 목사는 “지난 주말 광화문에 모인 모든 사람이 자유통일당 당원들인데, 그럼에도 (지난 총선 투표수가) 64만 표밖에 안 나왔다”며 “이걸 누가 인정하겠느냐”고 했다.
보수우파 정당인 자유통일당은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 64만433표(2.26%)를 얻었다. 다만 지역구 및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어 전 목사는 북한과 중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 해킹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국정원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때도 경고했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당선됐던 선거도 조작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면서 “우리가 100% 부정선거라고 USB를 만들어서 전달했는데 정진석 비서실장 선에서 다 커트 돼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회수석을 불러서 항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16일 헌법재판소 인근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보수단체.(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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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 목사는 대표직을 사퇴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당만 망친 게 아니고, 선거만 망친 게 아니고 대한민국을 망쳤다”며 “선거운동 기간에 대통령하고 그렇게 싸우면 되겠냐. 선거를 포기하겠단 뜻”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12·3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선관위 전산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며, 지난 총선 이전 개선을 요구했으나 수정이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부정선거’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극우 단체들 사이에서 나오는 음모론과 닮아있다.
다만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 제기된 부정선거 주장은 사법기관의 판결을 통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밝혀졌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의심으로 인한 의혹 제기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