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기대에도 증권가에서는 아직 로봇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만큼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해 역시 로봇 관련주가 테마성 움직임을 보이며 급등과 급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8%대↓…중소형 로봇株는 달린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4포인트(0.17%) 상승한 2440.0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8포인트(0.87%) 상승한 840.33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달(1월2~18일) 8.1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3.03% 하락하면서 지난해 연말 랠리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약세의 배경으로 홍해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갈등과 대북 리스크 등 △국내외 지정학적 리스크 △과도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의 축소 △원·달러 환율 상승 △국내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부진 전망 등 악재가 겹쳐 패닉 셀링(갑작스러운 요인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파는 일)이 나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조정 구간에 들어섰음에도 시가총액이 가벼운 중·소형 로봇주는 사업 종류와 상관없이 일제히 올랐다. 에브리봇(270660)은 올해 들어 61.77% 올랐고, 티로보틱스(117730)는 25.75% 상승했다. 로보로보(215100)와 로보스타(090360), 뉴로메카(348340)는 각각 15.87%, 10.07%, 8.75%의 상승률 보이며 지수 하방 압력에도 버텼다.
앞서 로봇주는 지난해 말 LIG넥스원(079550)이 군용 특화 사족보행로봇 전문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기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를 거치면서 로봇주가 상승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CES 2024’에서 로봇, 인공지능(AI)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줄줄이 로봇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서면서 기대감이 더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4’ 기자 간담회에서 “이미 기업 간 거래(B2B)로 판매를 시작해 실버타운 쪽에서 걷기와 보행에 활용되고 있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까지 시작하려고 한다”며 상용 로봇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로봇은 5년 뒤에는 확실한 미래가 될 것”이라며 “로봇의 발전 방향을 주시하고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가능성 등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로봇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아 주가가 테마성 움직임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 열린 ‘CES 2023’에서도 어김없이 로봇주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로봇 관련주는 ‘반짝 급등’하고 힘을 더 내지 못한 바 있다. 상승장을 주도하다 2월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쌓이면서 내려앉았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두산로보틱스(454910)의 상장 기대감으로 로봇주가 또다시 강세를 보였다가 10월 들어 또다시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로봇 사업이 궁극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방향은 맞지만, 아직 캐시카우(확실한 수익창출원으로 현금 흐름을 계속 만들어주는 사업) 역할을 하기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며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증권가에서는 조언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목해야 할 것은 국내 로봇 산업을 둘러싼 정책 공개,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로봇 기술 발전이다”면서도 “다만, 아직 로봇 기업들의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사이의 괴리가 큰 만큼 미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특정 로봇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대표기업 중심의 접근법이 가장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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