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국내 33개 증권사들의 2분기 수익이 1분기 대비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을 정도다.
특히 1분기 매각에 따른 특별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소멸된 증권사들의 2분기 ROE 감소폭이 컸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ROE를 소폭 웃도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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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내 증권사 33군데가 밝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2분기 평균 ROE는 1.24로 1분기(12.4)에 비해 급감했다. ROE는 증권사 실적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증권사가 보유한 자기자본을 투입해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1분기의 10분의 1에 그쳤다.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증권사 중 2분기 ROE가 가장 높은 곳은 신영증권으로 2.94에 달했다. 대신증권은 2.89로 2위였다. 키움증권(2.49), NH투자증권(2.36), 삼성증권(2.28)이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 ROE는 0.58로 대형사 평균에 못 미쳤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ROE 평균은 1.49이다.
미래에셋증권의 ROE는 전분기 7.7에 비해서도 급감했다. 자기자본이 1분기보다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기순이익 감소 속도가 더 가팔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중소형 증권사 ROE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도 했다.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1조5000억원 이하 중소형사 평균인 0.53을 소폭 웃돌았다. 이는 자기자본이 1분기 9조3323억원에서 9조3212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당기순이익도 1분기 1761억원에서 2분기 530억원으로 쪼그라든 영향이다. CJ CGV 전환사채 평가손실 150억원과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500억원을 반영하며 운용 손익이 감소한 탓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지금 당장 수익으로 잡히지 않더라도 해외법인과 IT, 디지털과 연금 투자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ROE가 낮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2분기 들어 ‘자기자본 8조 클럽’에 입성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ROE가 대형사 평균에 못 미치는 1.21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그룹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매각분에 대한 배당금 1조6000억원을 지급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급등하며 ROE가 105.6에 달했지만,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2분기 ROE가 줄었다. 카카오뱅크 효과를 제외한 1분기 ROE(11.6%)에 비해서도 급감했다.
1분기 국내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수익성이 좋았던 다올투자증권도 2분기 들어 ROE가 급감했다. 1분기 다올투자증권 ROE는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에 따른 영업외이익 1438억원이 반영되며 64.2에 달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당기순손실 약 92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수주선 부문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