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내며 신종플루 사태를 진두지휘한 전병율(60)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장(사진)은 지난 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대구 신천지 말고도 봉화 푸른요양원, 분당 재생병원 사례 등 계속해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한때 800명대에서 최근 400-500명대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일침이다.
실제 경북 봉화 노인의료복지시설인 푸른요양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1명(6일 기준)이 나와 ‘제2의 대남병원’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기도 분당제생병원에서도 환자, 간호사, 간호조무사, 보호자 등 13명(8일 기준)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기도에서 병원 등 집단시설에서 발생한 첫 집단 감염이다.
그는 청와대의 위기의식 부재를 원인으로 봤다. 전 전 본부장은 “복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도 전혀 위기의식을 못 느낀 것”이라며 “중국의 양상을 남의 나라 얘기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의 국내 유입을 막을 생각을 안 했고 부족한 마스크도 사태 초기 중국에 보내줬다는 지적이다.
전 전 본부장은 “대구 이외의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대구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전제로 (환자 중증도에 따른) 병상 재배치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며 “대도시 대학병원의 병상을 50% 비우고 그 의료진을 전시상태인 대구로 급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