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 능선..유럽연합 조건부 승인 ‘임박’

14일 EC 기업결합 심사 결정날 예정
EC 통과 후엔 美 경쟁당국 심사 남아
“남은 과제로 화물사업부 매각 적임자
한-유럽, 한-미주 독점 우려 노선 이관”
  • 등록 2024-02-13 오전 6:10:00

    수정 2024-02-13 오전 6:10:00

[이데일리 박민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성사를 판가름할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결과 발표가 오는 14일(유럽 현지시간)로 임박하면서 업계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EU의 조건부 승인을 유력시하고 있다. 이에 남은 심사국 한곳이자 최종 관문인 미국의 심사 추이에 모든 관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합병에 따른 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내걸었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과 한국-유럽·미주 일부 여객노선 이관이 남은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기업결합 승인을 담당하는 유럽집행위원회(EC)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에서 14일 오후 사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EC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합병 승인 결정 임시 기한(Provisional Deadline)은 2월 14일(현시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EC가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면서 국내에서는 사실상 승인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까다로운 EC의 문턱을 넘으면 마지막 관문은 미국 경쟁당국 한 곳으로 좁혀진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한국과 미주 노선간 독점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통과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대한항공은 합병 의지가 강한 만큼 DOJ 심사 문턱을 넘을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유럽 노선 일부를 국내 저비용한공사(LCC)에 이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주노선 일부도 국내 LCC에 이관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화물 적재하는 모습.(사진=아시아나항공.)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도 합병까지 풀어야 할 큰 숙제로 꼽힌다. 화물사업 인수 적임자를 찾고 얼마에 팔지가 최대 관건이다. 만약 낮은 수준으로 매각가가 결정될 경우 합병을 위해 화물사업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현재 총 11편의 화물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인수 가격은 약 5000억원~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인수 시 떠안아야 하는 부채 규모도 약 1조원으로 예상되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표명하지 못할 만큼 셈법이 복잡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EC와 DOJ가 각각 경쟁제한 우려를 표한 한국-유럽 4개 여객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과 한국-미주 5개 여객노선(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의 이관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유럽노선은 국내 LCC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고, 미주 노선은 중장거리 전문항공사인 에어프레미이에 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유럽노선 운항 경험 없는데다 운항 가능한 기재도 없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재를 비롯해 조종사와 승무원을 이관받는 방법이 유력하지만 이 경우 인력 이동에 따른 진통이 상당할 전망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뉴욕과 LA를 운항한 미주 노선 운영 경험은 있지만 현행 여객기로 노선을 추가 운항하기엔 역부족이다. 마찬가지로 기재 및 인력 이관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노선 이관까지 인력이동 반발에 따른 잡음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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