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금을 기회로 봐야 한다.”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이 지난 25일 오후 ‘미·중 갈등이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주최한 ‘마스터클래스 서울’에서 패널들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CEIBS는 지난 1994년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작으로 설립한 경영전문대학원(MBA)으로, 중국 경영교육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선정하는 ‘세계 MBA 순위’에서 CEIBS는 올해 20위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 경영대학원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CEIBS가 제일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CEIBS는 세계 각지에서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교수진과 졸업생, 예비 MBA 학생을 한데 모아 경제 강연을 펼친다.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김창현 CEIBS 교수 외에도 CEIBS 졸업생인 신윤수 비전에쿼티파트너스 대표와 백민 엑스프라이브 대표, 토마스 로버츠 시카(Sika) 제네럴매니저, 한승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중국 파트너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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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방 국가가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교수는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기준 세계 수출 1위 품목(1798건)을 보유한 상위 15개국 중 하나”라며 “이러한 부분 외에도 기술적으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미국은 이를 방지하고자 최근 제재안을 내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희 PwC 중국 파트너도 한국 기업들이 이런 시기일수록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했으나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자본 투자를 전면 통제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며 “그런 와중 일부 투자사들은 중국에서 언제, 어떤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사들이 중국을 투자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거나 중국 기업에 소수로 투자하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실제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 배터리 기업 등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줄어들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