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요지부동이었던 삼성전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지지부진하던 시장이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는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 언택트주가 잠시 쉬어가더라도 삼성전자가 장을 이끌면서 코스피 지수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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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37%(1400원) 오른 6만 4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6만원 선을 넘어선 건 지난 2월 20일(6만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덩치 큰 삼성전자가 2%대나 상승하면서 이날 코스피 지수 역시 1.3% 오른 2427.91에 장을 마쳤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0.98%, 1.45% 하락 마감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호재가 연이어 날아들고 있는 영향이다. 우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미국 퀄컴으로부터 5세대(5G)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레서(AP) 칩 위탁생산을 따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주 규모는 1조원대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달 초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조 9000억원(66억 4000만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낭보를 알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점치는 가운데, 11조원도 넘길 것이라고 보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M 부문에서 미드엔드 모델의 이익 개선이 가시적이며 중국 1위 파운드리 기업 SMIC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대두되며 파운드리 사업부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며 “3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 10조 1000억원을 상회한 11조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 7000억원에서 55%나 끌어올린 4조 2000억원으로 다시 내놨다.
BBIG 쉬어갈 때 등장한 맏형…코스피 더 갈까
그래서 삼성전자의 부상이 어느때보다도 반가운 상황이다.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해왔던 BBIG들이 잠시 쉬어가며 시장 역시 크게 상승하지 못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시 시장의 키를 잡으면서 추가 상승 여력을 마련해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3월 19일 저점을 찍고 지금까지 66.6% 상승할 때(종가기준), 삼성전자는 40.6% 상승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터넷·2차전지·바이오 등이 구조적 성장을 이뤄가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가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가기 위한 주도주로서의 힘은 2%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그 2%를 채워주는 게 반도체주인데, 반도체 업종마저 사상 최대 실적에 근접한다면 시장 레벨에 대한 판단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의 상징적 대상인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 상향은 반도체 업종만의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수 변동성 완화와 안정적인 수급의 낙수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한 미국 기술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반도체주를 발판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