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본, 유럽,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세계 주요국은 수소사회의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 중이거나 만들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수소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값비싼 에너지여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전까지는 기존 화석연료는 물론 재생에너지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같은 난제에도 ‘왜 수소경제인가’인지 6인의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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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시 동작구 중앙대 연구실에서 만난 이종영 법학전문대 교수는 ‘왜 수소경제인가’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이미 수소경제 사회로의 전환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흐름에 뒤처질 경우 따라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탄소사회 한계 극복…신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 효과도”
이 교수는 수소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현 탄소사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화석에너지를 위주로 한 탄소사회는 환경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 등 다양한 문제가 있는 만큼 수소를 또 다른 청정 에너지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현 수소 생산방식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한다. 현재 나오는 수소는 대부분 석유화학·제철 공장 공정 부산물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나 액화천연가스(LNG)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해 뽑아내는 개질(추출)수소이기 때문이다.
그는 “수소는 탄소 에너지와 달리 소비 과정에서 배출하는 게 물 뿐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직 초기인 만큼 생산 과정에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쉬운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산 과정도 친환경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도 수소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는 전기 생산이 일정치 않아 활용에 한계가 있는데 에너지를 대량으로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수소가 이 단점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형태의 현 에너지저장장치(ESS)로도 전기를 저장할 순 있지만 수소와 달리 대량·장기 저장에는 한계가 있다. 신재생에너지업계 일부가 현 수소 생산 과정을 문제 삼아 수소경제 사회 전환을 반대하고 있지만 결국은 함께 맞물려 함께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신재생에너지가 발전한 독일은 그 간헐성 때문에 과잉생산한 전기를 결국 비용을 들여 방전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은 잉여 에너지를 수소 형태로 대량·장기 저장할 수 있다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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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률(안)도 다수 발의됐다. 이원욱 의원이 지난해 4월 대표 발의한 수소경제법이 대표적이다. 이후 이채익·김규환·윤영석·이종배 의원이 관련 산업 육성과 관련한 법안을, 전현희·박영선 의원이 안전 관리에 대한 법안을 냈다.
또 송갑석 의원은 지난달 산업 육성과 안전관리를 아우르는 법률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올 1월에야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현 정부보다 오히려 국회 내 움직임이 빠른 모습이다. 이 교수는 “여야 의원이 함께 제출한 법안들인 만큼 국회만 정상 운영된다면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최종 법안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이다. 수소 생산·수입부터 저장, 운반, 공급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관련 기술개발과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 육성도 뒤따라야 한다. 여러 나라의 수소사회 전환에 발 맞춰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화 작업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정부가 돈만 지원한다고 수소경제 사회가 오는 건 아니다”라며 “수소전문기업 제도나 수소특화단지 조성, 수소실증사업 허용을 법제화해서 실제 현장에서 뛰는 민간 기업과 인력을 중점 육성해야 이들이 수소경제 사회를 일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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