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형화’, LG는 ‘폼팩터’…프리미엄 TV 다른 접근법[IFA 2023]

삼성·LG, IFA서 中 따돌릴 프리미엄 TV 전략 공개
삼성 “TV는 거거익선…100인치대 제품도 검토 중”
“크기 보단 폼팩터”…LG, 세트 자체 경쟁력 강조
  • 등록 2023-09-03 오전 9:55:00

    수정 2023-09-03 오후 7:17:57

[베를린(독일)=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TV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방안으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모두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을 강조한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접근법은 서로 달랐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TV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100인치 이상의 제품도 출시를 검토하는 반면 LG전자는 차별화된 폼팩터로 고부가 제품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삼성 프리미엄 전략, ‘초대형’에 방점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한 삼성전자는 초대형 TV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대형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더 큰 사이즈를 구매하려는 니즈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초대형 리더십을 강화하자는 게 삼성전자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또 “초대형 제품이 빠르게 보편화된 미국과 관련 수요가 많은 한국, 중국 외에 유럽에서도 초대형 제품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초대형과 프리미엄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초대형으로 분류하기 시작하는 75형 이상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금액 기준 36.5%다. 글로벌 TV 업체 중 1위다. 2위는 15%를 차지한 LG전자이고, 중국의 대표적인 TV기업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2%, 11.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100인치 이상의 제품도 출시를 검토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주력제품으로 밀고 있는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제품군에서는 최대 크기가 98형이고 시장에 재진입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에서도 100인치를 넘는 제품은 아직 없다.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IFA 2023에서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제품을 전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삼성전자는 초대형 라인업을 강화해 중국의 추격에 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IFA 2023에서 전시한 Neo QLED 8K 제품. (사진=삼성전자)
아울러 삼성전자는 초대형 TV에 걸맞은 화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진 화면에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려면 더 많은 픽셀이 필요한 만큼 8K 고해상도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접근 나선 LG “폼팩터 등 세트 자체 경쟁력이 중요”

이와 달리 LG전자는 TV 시장의 트렌드가 초대형으로 흐르고 있는 건 맞지만 100인치 이상 제품의 성장성은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중국업체들이 100형 이상의 LCD TV를 선보이고 있으나 대체로 내수 시장을 겨냥한 것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가 감지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가 LG전자의 TV 전략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대신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 전략으로 다양한 TV 폼팩터 등 세트 자체의 차별화에 무게를 실었다. TV 사이즈가 같아도 단순한 평면 TV냐 혹은 LG 스탠바이미와 같은 신개념 콘셉트의 제품이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30만~40만원대인 27형 모니터를 스탠바이미 제품으로 만들면 100만원이 된다”며 “세트를 차별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가 세트 차별화로 방향을 설정한 건 프리미엄 시장 입지 강화에서 패널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 크기 대형화 등 패널 스펙이 중요한 TV를 만들 경우 중국기업 등 경쟁업체들이 패널만 확보하면 대규모 출하 등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LCD TV 시장에선 중국 기업들이 LCD 패널 1위를 한 데 이어 글로벌 TV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반면 폼팩터 등 아이디어 싸움으로 끌고가면 세트 자체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만큼 경쟁업체들의 패널 확보 유무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LG 스탠바바이미 고(Go). (사진=LG전자)
마이크로 LED 두고도 엇갈린 전망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OLED 이후의 차기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봤다. OELD처럼 스스로 빛을 내면서도 OLED와 달리 무기물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번인(화면 잔상)’ 현상 없이 10만 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마이크로 LED는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정 상무는 “우리는 수년 전부터 마이크로 LED를 차기 디스플레이로 봐왔다”며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모두 극복할 솔루션”이라고 했다.

LG전자는 마이크로 LED의 높은 가격을 문제 삼았다. 마이크로 LED는 생산 난이도가 높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탓에 통상 1억원 안팎의 가격을 자랑한다. 이에 성장성은 떨어진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백 상무는 “마이크로 LED는 너무 비싸 수요가 제한적”이라며 “매력적인 기술인 건 맞지만 약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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