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리베이트]④복제약 난립 막아야 '리베이트 부작용'도 줄어들어

같은 성분 제품 많아 경쟁 치열한 탓
CSO, 판매채널 보완 순기능 살려야
  • 등록 2019-07-31 오전 6:15:00

    수정 2019-07-31 오전 6:15:00

[이데일리 류성·노희준 기자]불법 리베이트의 온상이 된 CSO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CSO양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SO자체는 영업력과 판매 채널이 약한 중소제약사의 단점을 보완하는 측면이 있어 무조건적인 CSO 척결보다는 리베이트 창구로 전락하는 ‘CSO 변질’을 막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CSO의 양성화는 ‘CSO 반발’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실제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얼마전 주요 CSO 회사를 회원사로 끌어들이는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CSO사들의 반발로 허사로 끝났다.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은 “대다수 CSO들이 리베이트 영업을 일삼으면서 제약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있어 CSO를 회원사로 영입해 합법적으로 사업을 벌이도록 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CSO들은 양지로 나오길 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를 중심으로는 약의 처방 방식을 현재의 상품명 처방에서 성분명 처방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성분명 처방이란 제품 이름 중심으로 처방하는 ‘제품명’ 대신 약에 무슨 성분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게끔 의약품 성분을 표시하는 처방 방식이다. 의사 발급 처방전에 적힌 성분에 따라 환자와 약사가 동일 성분의 약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은 “성분명 처방이 일반화되면 처방독점권을 가진 의사를 대상으로 제약사들이 자행하는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방안은 리베이트 받는 대상을 의사에서 약사로 바꿔놓는 데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의사 고유 권한인 약 처방권을 침해한다는 의사들의 반발도 넘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같은 성분의 제네릭 난립을 방지해야 CSO 변질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가 식약처와 함께 내년 하반기 시행 예정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네릭 약값 차등화 방안’이 주목된다. 이 방안은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복제약의 안전성과 효능이 같다는 것을 입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을 직접 수행하고 식약처에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해야 현재처럼 건강보험에서 오리지널 약가의 53.55%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생동성 시험을 직접하지 못하는 중소제약사는 제네릭 마진이 줄어들면서 제네릭 의존 현상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중소제약사들은 대부분 비싼 비용의 자체 시험 대신 다른 제약사에 생동성 시험을 의뢰하고 이를 진행한 제약사의 생동 자료를 공동으로 이용해 허가를 받는, 저렴한 비용의 ‘공동생동’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공동생동이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정윤택 한국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 “직접 생동성 시험을 못하는 곳은 구조조정이 될 것이고 가격경쟁력보다 품질경쟁력으로 갈 것”이라며 “CSO의 불건전항 영업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CSO의 리베이트 적발시 CSO와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한 해당 제약사도 함께 처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리베이트 원천 봉쇄를 위해 지난해 3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 방안’을 복지부와 식약처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당시 제약사 수입사 도매상 등 기존 의약품공급자로 한정한 ‘경제적 이익 등(리베이트)의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영업 대행사에도 부과토록 권고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아직 권고안 수용에 미온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권고안 수용을 위해서는 CSO를 의약품공급자로 관리하는 방안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지출보고서 제도 도입은 현장 사항 조사 등을 함께 고려해 수용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