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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데일리가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등에 의뢰해 신DTI에 따른 대출한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다주택자가 추가로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한도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2억원(20년 만기, 대출금리 연 3.5%)이 있는 연 소득 6000만원의 직장인 A씨가 서울 동작구의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 추가 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현재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는 1억 1000만 원(대출금리 3.5%)이다. 그런데 신DTI가 적용되는 내년부터 A씨는 기존 대출 원금까지 연간 원리금 상환액에 포함돼 신규대출 한도는 48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7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선 LTV의 90% 이상인 5억 5200만원을 자신이 직접 조달해야 한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이미 지난 23일부터 주담대를 1건 이상 보유한 세대는 서울 강남 등 11개 구와 세종 등 투기지역에선 추가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서울 나머지 14개 구와 과천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DTI 30%를 적용받는다. 다주택자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DTI 40%를,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는 50%를 적용받는다. 같은 조건으로 조정대상지역인 경기 성남 판교와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경기 안양시에 각각 7억, 5억짜리 집을 살 경우 A씨의 대출한도는 1억 8000만원에서 1억 1800만원으로, 2억 5000만원에서 1억 8800만원으로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도가 심한 지역일수록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지는 셈이다.
만일 더 큰 주택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소득을 부부 합산으로 할 경우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 신DTI에서도 기존DTI와 마찬가지로 소득 산정 기준은 부부합산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에서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가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내리고,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줄어든다. 이 경우 집단대출 한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HUG가 주택가격 최대 한도인 9억원짜리 주택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준다고 가정하면(중도금 비율 60%) 보증금액은 5억4000만원의 80%인 4억3200만원으로 5억원보다 적다. 다만 보증기관이 보증하지 않는 중도금 대출금액에 대해서는 건설사 등의 보증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691만명의 다주택자, 다중채무자가 이같은 규제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은행과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권에서 개인 명의로 부채가 있는 전체 채무자는 691만명이며 이중 주택담보대출자는 662만명이었다. 주택담보대출자 1인당 평균 연 소득은 4193만원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모두 합해 1918만원을 매달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이미 45.8%에 달하는 상태인 만큼 DTI 규제를 받는 대다수 지역에서 더 이상 빚을 늘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