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힙'에 모닝글로리 '웃고' vs 모나미 '요지부동'

모닝글로리 10월 매출 전년비 8.2% 상승
같은기간 모나미 "큰 차이 없어"
모닝글로리, 1위 볼펜 상위 10개 중 4개 노트
모나미 "펜 주력, 전반적인 업황 부진해"
  • 등록 2024-11-12 오전 6:50:00

    수정 2024-11-12 오전 8:41:1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책을 읽고 쓰는 것이 멋있다(힙히다)는 뜻의 ‘텍스트힙’이 유행하면서 침체를 겪고 있는 문구 및 필기구 산업이 훈풍을 맞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기준으로 모닝글로리는 혜택을 봤지만 모나미(005360)는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이데일리DB)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닝글로리의 지난 10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 기준으로 1위는 필기구(볼펜)였고 그 외 상위 10개 중 4개 품목이 지류제품(노트)”이라고 말했다. 모닝글로리 온라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 수준이다.

최근 문구 산업은 학령인구 감소와 태블릿PC 보편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침체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모닝글로리 상황은 한 달 매출 변화이긴 하지만 주목할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전체 학령인구는 627만 7000여명으로 5년 전인 2018년(700만 6000여명)보다 10.4% 줄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10대 태블릿PC 보유율은 2021년 27%에서 지난해 61%로 불어났다.

문구업계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 6월 결산 법인인 모닝글로리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7월1일~2024년 6월30일)에 4억 90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407억 7000만원으로 5.1% 감소했다. 모나미도 올해 상반기(2024년 1월~2024년 6월) 1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665억 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억원)
서서히 부각되던 텍스트힙은 지난달 10일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폭된 것으로 파악된다. 텍스트힙은 유명인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10~20대가 따라 책을 사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책을 읽고 읽은 책을 필사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공유하는 현상으로 확장됐다.

가령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독서 모임을 열거나 제안하는 내용의 게시물 수가 전월 대비 2.2배 넘게 늘어났다.

반면 모나미는 지난달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나미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노트 등 지류 제품보다는 볼펜이 주요 매출 제품이다보니 지류 제품의 영향은 적은 것 같다”고 했다.

문구업계 한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스마트 기기 보급 확대 등 문구업계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텍스트힙, 꾸미기 열풍 등의 트렌드가 맞물려 노트나 필기구와 같은 문구류나 꾸미기 용품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문구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매출 상승 원동력이 되는 기회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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